'기사회생' 레슬링, 지난 7개월간 무슨 일이…

최종수정 2013-09-09 11:28

네나드 랄로비치 세계레슬링연맹 회장이 9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7개월간 레슬링의 치열한 생존노력을 설명하고 있다

레슬링이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레슬링을 2020년 하계올림픽의 마지막 정식종목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레슬링은 총 유효표 95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얻었다. 야구·소프트볼이 24표를 얻었고 스쿼시는 22표에 그쳤다. 이로써 레슬링은 지난 2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선정한 25개의 올림픽 핵심 종목(Core Sports)에서 제외된 뒤 약 7개월만에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 지위를 되찾게 됐다. 도쿄올림픽은 앞서 선정된 25개 종목에 골프 럭비 레슬링을 더해 28개 종목으로 치러지게 됐다.

지난 7개월간 무슨일이

레슬링이 7개월만에 기사회생한 이유는 뼈를 깎는 개혁에 대한 노력이 IOC 위원들의 마음을 돌렸기 때문이다. 레슬링은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핵심종목에서 탈락한 뒤 전세계적으로 퇴출 반대 운동을 펼쳐왔다. 또 무능과 부패로 비판에 직면했던 라파엘 마르티네티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사퇴했고, 여성부회장 자리를 신설하는 등 개혁을 위해 몸부림을 쳤다. 세트제를 폐지하고 3분 2회전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고 패시브 제도도 수정해 공격적인 경기가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등 살길도 모색했다. 대한레슬링협회도 국제적인 움직임에 동조했다. 지난 2월 강원도 양구에서 개최된 국가대표 1차 선발대회부터 서명운명을 전개했고, 지난 3월에 레슬링 국가대표들이 참가해 두 차례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런 개혁 의지가 IOC 위원들의 마음을 다시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스포츠 강국이 국제 스포츠계에서 레슬링의 회생에 힘을 보탠것도 기사회생에 큰 역할을 했다. FILA의 새 수장에 오른 네나드 라로비치 신임 회장의 역할도 빼 놓을 수 없다. 가장 먼저 부정부패로 비난에 시달렸던 FILA에 칼을 댔다. IOC 위원들의 입맛에 맞게 조직을 개편했다. 3개월만에 경기 방식을 뒤엎었고, 레슬링 종목의 뿌리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경기를 여는 등 '재미있는 레슬링'을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라로비치 회장은 "우리는 계속 개혁하고 레슬링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며 약속했다. 49명의 IOC 위원들의 레슬링에 표를 던졌다.

'환희' 한국 레슬링은…

한국 레슬링이 9일 오전, 환희에 젖었다. IOC 총회 결과가 발표되자 발빠르게 움직였다. 9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올림픽 정식종목 확정 경과를 보고하고, 올림픽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환희만큼 안도의 한숨도 컸다. 레슬링은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에 총 35개의 메달(금 11개, 은 11개, 동 13개)을 안긴 효자 종목이다. 건국 이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레슬링(양정모·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탄생했다. 이후 심권호 박장순 안한봉 등 올림픽의 '영웅'을 잇따라 탄생시켰다.

이번 기사회생으로 한국은 올림픽에서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기회를 재차 얻게 됐다. 전망은 밝다. 새로 바뀐 경기 방식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는 "러시아나 유럽 선수들은 파워에서 앞서지만 지구력이 약한 편이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훈련량이 워낙 많아 체력에서 월등히 앞선다"고 했다. 3분 2회전으로 경기 규정이 바뀐 만큼 경기 후반부에 승부를 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레코로만형 55㎏급의 최규진 역시 "외국 선수들은 기술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지만 한국 선수들은 체계적으로 짜인 훈련을 통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쌓는다"고 분석했다. 훈련 마다 지옥 문턱까지 다녀온다는 '지옥 훈련'의 성과다. 그러나 레슬링의 경기 규정은 수시로 바뀌는 게 최근 추세다. 개혁 과정에 있어, 앞으로도 끝없이 변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레슬링도 이에 발맞춰 안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 안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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