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벨기에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 현재 완공률이 97%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2014년 브라질월드컵 H조 한국과 벨기에의 최종전(6월 27일)이 열리는 상파울루 월드컵경기장 '아레나 데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는 한국 축구 팬들에게는 한국의 조별리그 최종전 장소로, 전세계 축구 팬들에게는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장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크레인이 붕괴되는 사고로 인부 2명이 사망하고, 완공시기가 지연되는 등 온갖 악재를 겪으며 불편한 시선도 동시에 받고 있다. 과연 4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을 준비하는 상파울루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아레나 데 상파울루를 5일(한국시각) 다녀왔다. 흙먼지를 뿌리며 공사중인 경기장의 외곽을 시작으로 경기장의 심장인 그라운드와 선수들의 라커룸까지, 아레나 데 상파울루 건설 현장 부소장과 함께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경기장 답사를 기반으로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미리 엿봤다.
한국과 벨기에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의 잔디는 월드컵이 열리는 12개 구장 중 유일하게 사계절 잔디로 조성됐다. 잔디의 온도롤 15도로 유지하기 위해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리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상파울루 도시의 동쪽, 이타케라의 판자촌 근처에 자리한 아레나 데 상파울루는 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이타케라 전철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은 유리한 편이다. 총 6만8000명의 관중이 입장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의 또 다른 이름은 '아레나 코린치아스'. 다른 월드컵경기장과 달리, 정부가 아닌 민간자본이 투입돼 경기장 내에 최신식 시설이 집중돼 있다. 브라질 프로축구의 명문팀인 코린치아스가 8억2000만헤알(약 3700억원)을 투자했다. 경기장은 월드컵이 끝난 뒤 코린치아스 홈구장으로 사용된다. 홈팀과 원정팀의 라커룸이 각각 2개씩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화장실 세면대와 복도에 설치된 TV에서는 실시간으로 경기가 중계돼 선수들이나, 관중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이 경기장의 가장 큰 특징은 최신식 시설보다 잔디를 꼽을 수 있다. 로베르토 알베르토 경기장 건설 현장 부소장은 "경기장의 특징 및 장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12개 경기장 중 유일하게 4계절용 잔디를(한국이나 유럽의 경기장에 깔린 잔디와 비슷한 라이 그래스종) 사용하는 경기장이다. 다른 11개 경기장에는 모두 여름 잔디가 깔려 있다. 잔디 관리 및 상태는 12개 경기장 중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답했다. 소위 말하는 여름 잔디는 무더위에 강한 잔디, 라이 그래스는 서늘한 기온에 잘 자라는 잔디다. 한 여름에 40도를 훌쩍 뛰어넘는 브라질에서 라이 그래스를 경기장에 까는 것은 '모험'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아레나 데 상파울루의 잔디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알베르토 부소장은 "한 여름에도 잔디 기온이 15도를 유지해야 한다. 매일 물을 뿌리고 기온을 관리해주고 있다. 지난해 6월 25일에 잔디를 심어 1년간 관리한 후 월드컵을 치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도 공개했다. "상파울루는 다른 개최 도시에 비해 겨울에 서늘한 편이라 이런 시도가 가능했다. 브라질에서는 축구는 '종교'와 같다. 1950년 이후 64년만에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인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홍명보호가 운명의 16강행을 결정지를 최종전을 이런 잔디에서 치르게 된 것은 행운이다. 보통 여름 잔디의 경우 한국 선수들은 적응을 하기 힘들어한다. 중동의 '떡 잔디'가 대표적인 예다. 뿌리가 얇아 잔디가 카페트처럼 땅 위에 떠 있어 발이 푹푹 들어간다. 잔디가 상당히 억세 축구화의 스터드가 걸릴 경우 부상 위험도 있다. 볼의 스피드나 바운스 역시 한국 선수들이 익숙했던 잔디와는 차이가 난다. 벨기에 선수들도 같은 이점을 누릴 수 있지만 두 팀 모두 '잔디 변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상파울루의 평균 기온이 15~17도라 경기하기에도 최상의 상태다. 여기에 홍명보호에 힘이 될 요인도 있다. 브라질에 있는 5만여명의 교민이 대부분 상파울루에 거주하고 있어 대규모 응원도 가능하다.
한국과 벨기에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관중석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한국과 벨기에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위에서부터 경기장 선수 출입구, 홈팀 메인 라커룸, 워밍업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한편, 현재 완공률이 97%인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 건설에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정한 완공시기(지난해 12월)를 건너 뛴데 이어 한 번 연장한 완공일자(2월 18일)를 또 다시 지키지 못하게 됐다. FIFA의 경고에 마무리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다 크레인이 전복돼 인부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아레나 데 상파울루는 FIFA에 완공시기를 4월 15일로 못박았다. 2만석에 해당하는 가변좌석 설치 공사와 내부 인테리어 작업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경기장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알베르토 부소장은 "대부분의 경기장이 리모델링을 하는데 여기는 아예 경기장을 처음부터 만들고 있다. 2011년 5월 31일 착공에 들어가 약 3년만에 완공하게 되면 준수한 편이다.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인부 사망 사고 때문에 3일간 묵념 기간을 갖느라 공사가 지연된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