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이상화가 본격적인 훈련에 가볍게 트랙을 돌고 있다. 한국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선수 71명을 파견했다. 임원 49명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120명으로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메달 12개(금 4개·은 5개·동 3개)를 수확, 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 올림픽은 8일 오전 1시 14분(한국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하며 23일 폐막한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6.
온통 허벅지 이야기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다들 이상화(25·서울시청)의 건강한 허벅지에 주목했다. 대회 직전 찍은 한 화보에서도 그녀의 허벅지가 이슈였다. 소치동계올림픽 홈페이지 선수 소개란에서조차 이상화의 별명을 영어로 '꿀벅지( Ggul Beok Ji)'라며 표기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그것도 단거리는 '마찰력과의 싸움'이다. 다리가 얼음에 얼마만큼의 마찰력을 가하느냐가 관건이다. 마찰력이 크면 클수록 더 빠른 속력을 낼 수 있다. 그 원천이 바로 허벅지다. 강력한 허벅지의 힘은 얼음을 박차고 나서는 원동력이다. 허벅지 근육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다. 마치 자동차 엔진의 실린더 크기가 클수록 더욱 마력이 세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상화도 허벅지 단련에 집중했다. 여러 종류의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꿀벅지'에서 '강철벅지'를 만들었다. 2013년 여름 내내 사이클에 올랐다. 평지와 오르막길로만 구성된 산악 코스 8㎞를 매일 탔다. 또 170㎏의 역기를 들고 스쿼트 운동을 했다. 보통 여자 선수들은 최대 140㎏ 역기를 든다.
이 결과 이상화의 허벅지는 둘레가 최대 60㎝까지 커졌다. 지금은 체지방을 줄인 결과 최적의 상태인 56㎝를 유지하고 있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직전보다 굵기가 3㎝ 커진 수치다. 종아리 근육 역시 여자대표팀의 평균치보다 최고 4㎝ 커졌다. 덕분에 이상화의 각근력(체중을 100%로 봤을 때 빙면을 미는 능력을 환산한 수치)은 270%로 여자 중에서는 아주 우수한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비결도 있다. 바로 무산소성 파워의 증가다.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얻는 무산소성 파워에서 이상화는 2009년 측정때보다 4.3%나 증가했다. 이 덕분에 가속력과 막판 스퍼트를 끌어올렸다.
그렇다고 단순히 허벅지의 크기가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허벅지를 크게 하면서도 전체적인 체중을 줄였다. 스포츠카들이 마력이 세면서도 무게가 덜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이상화는 2010년 당시 65~66㎏이었던 몸무게를 62㎏으로 줄여나갔다. 스타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상체의 근육도 강화했다. 무거운 하체를 끌고가기 위해서는 상체의 파워가 필요하다. 빠르면서도 힘이 넘치는 팔동작을 통해 가속도를 끌어올렸다. 상체 강화는 근지구력으로도 이어졌다. 이상화의 근지구력은 75%(측정기로 30회 반복운동을 하면서 첫회를 100으로 봤을 때 30회째 근력이 첫회의 75%까지 유지했다는 것)로 여자 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자신의 주종목도 아니면서 1000m 경기에 출전해 근지구력을 끌어올린 것이 효과를 봤다.
기술적인 진보도 병행하고 있다. 가장 큰 진보는 쇼트트랙 선수처럼 스트로크(다리를 교차하는 수)가 많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쇼트트랙 선수들은 양발의 각도를 45도 정도로 한다. 각도가 60도 정도로 보폭이 넓은 스피드스케이팅 주법에 비해 스트로크 수가 많아진다. 이상화는 여기에 집중했다. 스트로크수가 많아지면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른 선수을 10번 교차할 때 이상화는 12번 교차할 수 있도록 기술을 완성했다. 덕분에 가속도가 더 빨라졌다.
제갈성렬 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이상화는 여전히 스케이팅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코너워크 등에서도 계속 발전해온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