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여고생' 심석희 金 중의 金, 운석 주인공될까

기사입력 2014-02-14 07:19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훈련 전 심석희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kyungmin@sportschosun.com

2013년 2월 15일 운석우가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를 강타했다.

운석우는 큰 운석이 지구로 낙하하다가 대기 상층부에서 폭발, 작은 조각으로 부서져 불타는 상태로 비 오듯 떨어지는 현상이다. 피해는 컸다. 주민 1500여명이 다치고, 약 10억루블(약 308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하지만 큰 피해에도 첼랴빈스크주는 기념비적이 사건이라며 반겼다. 우주 물체의 '방문'을 기리고자 운석 기념비를 세우고, '운석우'를 상표로 이용할 계획이다.

운석우가 떨어진 1주년, 러시아 소치에선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그 날을 기념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2014년 2월 15일 '별 메달'이 등장한다. 1주년을 기념, 이날 7개 종목의 우승자는 운석이 박힌 금메달을 받는다. 소치올림픽에는 98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금메달 중의 금메달이라고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선수단도 '운석 금메달'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확률을 지닌 태극전사는 여고생인 심석희(17·세화여고)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박승희(22·화성시청)가 동메달로 메달에이스의 문을 연 쇼트트랙에는 이날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여자 1500m와 남자 1000m다. 남자도 가능성이 있지만 변수가 있다.


6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심석희가 힘차게 트랙을 돌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kyungmin@sportschosun.com
'겁없는 차세대 여왕' 심석희는 소치에서 '대관식'을 꿈꾸고 있다. 13일 열린 500m에선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주종목이 아니다. 힘을 뺄 필요가 없다.

그는 이날 열리는 1500m는 물론 1000m 세계 랭킹 1위다. 3000m 계주도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최고의 기량을 자랑한다. 1994년 릴레함메르와 1998년 나가노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전이경, 2006년 토리노에서 3관왕을 휩쓴 진선유를 이을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최대 강점은 1m74 큰 키에서 비롯된 체격 조건과 지구력을 갖춘 가공할 막판 스퍼트다. 지독한 '연습 벌레'여서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1500m에 최적화 돼 있다는 평가다. 윤재명 남녀쇼트트랙대표팀 총감독은 "키가 크지만 스케이팅 자세가 가장 낮고 안정적이다. 순발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근지구력이 굉장히 좋다. 장거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동료들은 물론 상대 선수, 외신 기자들도 클래스가 다른 주자라고 호평하고 있다.

하지만 심석희는 주위의 극찬에 손사래다. 올림픽 첫 출전인만큼 배우는 자세라고 한다. 그리고 "부담을 안 가지려고 '올림픽도 다른 대회와 똑같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 (박)승희 언니가 말했듯이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주신다'고 생각하고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심석희만의 전략 종목이 있다. 1500m와 3000m 계주다. 그는 빙판을 떠나면 수줍은 여고생으로 돌아오지만 무대에 오르는 순간 대범한 승부사로 변신한다. 지난 시즌에는 6개 대회 1500m 모두 시상대 꼭대기에 서는 기염을 토했다. 올시즌에도 2차례 정상에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 이상화(26·서울시청)가 있다면 쇼트트랙 1500m에는 심석희다. 500m 결선 도중 무릎을 다친 박승희가 기권하는 가운데 김아랑(19·전주제일고)이 출전한다. 김아랑은 1500m 세계 랭킹 2위로 심석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5일, 금메달 중의 금메달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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