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전이 열렸다. 경기에서 넘어져 3위에 그친 박승희가 눈물을 흘리자, 맏언니 조해리가 손을 잡으며 다독이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3.
'쇼트트랙 맏언니' 조해리(28·고양시청)가 여자 1500m에 나선다.
당초 여자 3000m 계주에만 출전할 예정이었다. '절친 후배' 박승희가 500m 동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치며, 전격 출전하게 됐다. 1986년생인 조해리는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의 계보에 빠질 수 없는 선수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4년전 밴쿠버 올림픽에 함께 나섰던 조해리와 박승희.
◇조해리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당시 16세의 나이였지만 단 28일이 모자라 출전이 불발됐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직전엔 큰 부상을 당했다. 4년전 박승희와 함께 나선 첫 올림픽인 밴쿠버올림픽에선 노메달의 아픔을 맛봤다. 조해리는 밴쿠버올림픽 이듬해인 2011년 이를 악물었다.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1년 2월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여자 1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3월 세계선수권 1000m 금메달, 1500m 동메달, 개인종합 우승, 한국의 종합우승을 이끌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세계 정상의 자존심을 되찾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고의 여성 스포츠인에게 수여되는 윤곡여성체육대상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조해리는 당시 "올림픽 부진을 딛고 좋은 성적을 올린 것에 대한 격려로 알고 감사히 받겠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인데 또 한번 도전할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는 소감을 밝혔었다.
스물여덟의 적지않은 나이에 또다시 소치올림픽에 도전하게 됐다.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베테랑' 조해리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4년전 3000m 계주에서 실격의 아픔을 함께 겪은 박승희와 명예회복을 약속했다. 올림픽이 처음인 10대 여고생 후배 김아랑, 심석희 등에게는 자상한 멘토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조해리는 실력뿐 아니라 따뜻한 인품을 갖춘 선수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러시아에서 나홀로 전지훈련을 견뎌내고 있을 때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비타민과 인형 등 선물을 챙겨주며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13일 박승희가 결승전에서 영국선수 엘리스 크리스티에게 부딪쳐 넘어지며 동메달에 그친 직후 두손을 잡고 "넌 할 만큼 했다. 정말 잘했다"고 다독인 것 역시 '맏언니' 조해리였다.
1500m는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조해리의 주종목이었다. 2011~2012시즌 이종목 세계랭킹 1위, 2012~2013시즌 세계랭킹 4위를 기록했다. 4년전 밴쿠버올림픽에선 4위에 그쳤다. 이은별, 박승희와 3명이 나란히 결승에 올랐지만 중국의 조우양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조우양과의 4년만의 리턴매치다. '맏언니' 조해리가 15일 오후 7시 3조 3번레인에서 출발한다. 여자 500m 행운의 금메달리스트 중국의 리지안루와 한조에서 달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