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마는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11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15개를 딴 일본에 이어 2위다. 세계 무대와 격차가 크지만,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안방에서 개최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망신당할 위기에 놓였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8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의가 도화선이 됐다. 안 의원은 "지난해 5월 대한승마협회 살생부가 작성돼 청와대에 전달됐다"며 "청와대 지시로 체육단체 특감이 추진돼 청와대, 문체부, 시도체육회에서 살생부에 오른 인사들에게 사퇴 종용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정모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돼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승마협회의 관계자는 "한화가 최근 불거진 논란이 정치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빨리 승마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승마협회는 난감한 모습이다. 연간 10억원 이상 지원된 후원금이 하루아침에 끊겼기 때문이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당장 대회를 치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 정치 싸움에 승마협회가 연루되며 스폰서를 잃어버렸다"며 울상을 지었다. 차기집행부 구성도 쉽지 않다. 회장의 궐위 시에는 부회장 중 한명이 직무대행을 맡아야 하지만 이날 부회장 두명까지 모두 사퇴해 직무대행 선임도 난관에 봉착했다. 60일간 회장을 선임하지 못할시 사고단체로 선정된다.
한화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올해 예산 및 안건심의까지 끝난 마당에 한순간에 나몰라라 하고 물러서는 것은 대기업 답지 못한 처사다. 한화는 승마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것도 많다. 신 회장은 승마협회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아시아승마협회장까지 올랐다. 개인적 명예를 얻었다. 그는 승마협회장은 사퇴를 선언했지만, 아시아승마협회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화는 아시안게임이라는 거사를 앞에 두고 무책임하게 물러섰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의혹이 없다면 당당히 밝히면 그만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