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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F1은 이미 메르세데스 세상?'
F1을 관장하는 FOM(포뮬러 원 매니지먼트)은 자동차의 세계적인 추세인 다운사이징에 발맞춰 지난 시즌까지 쓰였던 2400㏄, 8기통,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을 올 시즌부터 1600㏄, 6기통, 터보엔진으로 바꿨다. 또 결승에서 쓰이는 연료량도 100㎏으로 한정하고, 앞쪽 날개의 폭도 줄이게 했다. F1 머신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것을 조금 완화시키고, 친환경 개발 트렌드에 맞추겠다는 대의도 있었지만 변화를 도입해 베텔과 레드불팀의 독주를 막아보겠다는 속셈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기대대로 레드불의 견제에는 성공했지만, 메르세데스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메르세데스의 듀오 드라이버 니코 로즈버그와 루이스 해밀턴은 현재 챔피언 부문 1, 2위를 달리고 있다. 로즈버그가 시즌 개막전인 호주 그랑프리를 제패했고, 이어 해밀턴이 말레이시아, 바레인 그리고 중국 그랑프리까지 3연패를 일궈냈다. 특히 해밀턴이 3연속 우승을 하는 동안 2위는 늘 로즈버그가 차지했다. 이처럼 3연속 원투피니시는 메르세데스가 2010년 워크스팀으로 F1에 복귀한 이후 당연히 처음이다.
해밀턴은 지난 2008년 맥라렌에서 시즌 5승을 거두며 월드 챔피언에 오른 경력이 있다. 로즈버그도 지난해 시즌 2승을 거두며 전체 6위에 오른 바 있다. 이처럼 두 선수 모두 훌륭한 드라이버이다. 하지만 이처럼 레이스를 지배한 적은 없었다. F1에서 머신의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80%에 이른다는 것이 결코 허투른 말이 아니다.
메르세데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엔진룸에서 터보터빈과 컴프레셔(압축기)를 분리, 냉각효율을 증가시킨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로 인해 라디에이터(냉각기)의 크기가 줄어들었고 이는 사이드포드의 부피를 감소시킨 동시에 뒷날개를 다른 팀보다 좀 더 짧고 간결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다운포스를 전반적으로 줄일 수 있다보니 직선이나 곡선 구간 모두에서 다른 팀보다 스피드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F1은 치열한 기술경쟁의 장이다. 시즌 중에도 머신의 개선은 계속된다. 메르세데스의 성공요인을 파악했기에 이를 벤치마킹하는 팀도 많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똑같이 만든다고 해도 이를 실전에서 최대한 활용하기까지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메르세데스 전성시대'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팀뿐 아니라 메르세데스 엔진을 쓰고 있는 포스인디아, 맥라렌, 윌리엄스팀이 컨스트럭터 포인트에서 각각 3위와 5위, 6위를 달리며 페라리, 르노 엔진을 쓰는 다른 팀에 앞서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런 가운데 레드불팀은 엔진 공급사인 르노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4연속 월드 챔피언인 베텔은 33점으로 드라이버 전체 5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효능이 향상된 엔진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만약 획기적인 개선이 없을 경우 베텔은 슈마허를 뛰어넘을 현존 최고 드라이버라는 찬사 뒤에 가려졌던 '뛰어난 머신 덕분'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