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女유도 최초 2연패' 정경미는 '노력형 천재'

기사입력 2014-09-22 20:22


정경미. 사진제공=대한유도회

한국 여자유도대표팀의 '맏언니' 정경미(29·하이원)가 한국 여자 유도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정경미가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유도 78㎏이하급에서 '라이벌' 설 경(24·북한)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정상에 올랐던 정경미는 인천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한 최초의 한국 여자 유도 선수가 됐다. 세대교체가 심한 여자 유도에서 나온 아시안게임 2연패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도 이뤄내지 못한 업적이다.

노력형 천재

재능을 일찌감치 인정 받았다. 그런데 성실함을 갖춘 천재일 줄이야.

전북 무장초등학교 육상부 투포환 선수로 활약하던 정경미는 유도로 전향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때 1년간 태권도로 전향했던 그는 우연히 TV를 보다 유도의 매력에 빠져 유도가의 길로 접어 들었다. "한판승리를 거두는 모습이 멋있었다." 막내딸이 유도를 하겠다고 선언하자 부모님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학창시절 큰 부상을 해 수술을 받게 되었고 유도를 그만두겠다고 얘기하자 "한 번 부러진 곳은 다시 안부러진다"는 아버지의 설득에 정경미는 다시 매트 위에 섰다. 그 이후 그는 한 우물만 팠다. 매일 매일을 매트 위에서 보냈다. 지독한 '연습 벌레'였다. 1m66-78㎏의 다부진 몸에서 나오는 근력도 워낙 뛰어나 유도와 궁합이 잘 맞았다. 그 결과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국내의 모든 대회를 석권한 그는 세계를 제패할 재목으로 평가 받았다. 기대대로였다. 큰 기복없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제대회에서 매 해 금메달을 따냈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굵직한 대회에서도 성과를 내며 한국 여자 유도의 에이스가 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10년 가까이 정경미는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인천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그만의 성실함과 정경미를 노력형 천재로 만들었다. 용인대학교 진학 당시 유도학과장이던 정 훈 감독(런던올림픽 남자 대표팀 감독)은 "실력도 좋지만 누구보다 성실해서 스카우트했다. 열심히 하라는 말이 필요 없는 선수"라고 했다. 전기영 용인대 교수도 "10년 가까이 한 체급에서 활약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결국 성실함이 역사로 이어졌다. 정경미는 4년전 오른 아시아최강자의 자리를 29세의 나이에도 지켜냈다.

허리 부상 그리고 '라이벌'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걱정이 있었다. 허리디스크가 그를 괴롭혔다. 국가대표 선발전도 통증을 안고 치렀다.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통증을 참아내며 정경미는 후배 대표팀 동료들과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 통증은 많이 없어졌지만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 그러나 정경미는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오히려 훈련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며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허리 통증을 안고 나선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운도 따랐다. 7명밖에 출전하지 않았고 정경미는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4강과 결승 두 경기만 소화하면 금빛 메치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신경이 쓰이던 '라이벌' 우메키 마미(일본)가 또 다른 라이벌 설 경에 8강에서 패해 대결을 피할 수 있었다. 설 경은 2013년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자이지만 정경미는 맞대결에 자신이 있었다. 지난해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만나 가볍게 승리를 거뒀다. 자신감이 무기였다. 정경미는 결승에서도 설 경을 자신있게 요리했다. 4분간 지도 2개를 따내며 우세승을 따냈다. 한국여자 최초 아시안게임 2연패 역사를 이뤄낸 '노련형 천재' 정경미는 서정복 여자 대표팀 감독을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로 금메달을 가슴에 품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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