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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A 대학 유도팀 B감독은 전국중고연맹전에서 상대팀 고교 지도자들에게 기권, 져주기 등 승부조작을 의뢰해 자신의 아들이 우승하도록 했다. B감독은 이 우승 실적으로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에 아들을 특례입학시킨 혐의로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2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종합청사 별관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스포츠4대악 비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입시비리와 조직 사유화, 승부조작-편파판정, 폭력-성폭력을 '스포츠4대악'으로 규정하고 지난 2월 신고센터를 설치한 뒤 지난 5월 합동수사반을 출범시켰다. 김 종 문체부 2차관과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은 이날 중간 조사 결과를 알리면서 비리 척결 의지를 다지고, 비리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 방안을 내놨다.
신고 종목별로는 태권도가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축구(25건), 야구(24건), 복싱(18건), 빙상(16건), 펜싱(13건)이 뒤를 이었다. 비리유형별로는 조직 사유화가 113건으로 최다였고, 승부조작-편파판정이 32건, 폭력-성폭력이 15건, 횡령 등 기타 비리가 104건이었다.
A연맹의 경우, 국가대표 지도자가 7년간 국내외에서 실시한 전지훈련 숙박비 및 식비를 과다계상해 10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다. A중고연맹회장은 2012년까지 연맹의 모든 공문서를 고의로 파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체부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에 따라 횡령 관련 임원을 영구퇴출하고, 입시 비리가 적발된 대학 운동부는 특기자 선발과 대회 출전을 막겠다고 밝혔다. 체육계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불어넣었다는 점과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의 의지와 원칙을 밝혔다는 점에서 분명히 의미있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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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차관은 "수사인력(6명)의 부족으로 동계 스포츠쪽을 충분히 추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고, 승마협회에 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성폭력에 관한 신고는 민감해서 그런지 접수된 게 없었다"고 했다. "특정인들의 죄를 묻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개혁의지를 이어가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296개 제보의 현황을 분석해서 어떻게 하면 개선할지 고민했다. 스포츠 시스템 선진화가 목표이지 특정비리나 특정인을 벌주자는 게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비리 척결도 중요하지만, 학교 체육, 학원 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세심한 고민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 역시 아쉬웠다. 학부모 부담이 90%에 달하는 초중고 운동부 전훈과 관련해 "국외 전지훈련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해외전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부 개인종목의 경우 세부적 보완 없는 기계적 적용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입시비리에 연루된 대학 운동부의 선수 선발과 대회 참가 금지는 가뜩이나 저조한, 대학 스포츠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용선 수사국장은 "현재 조사중인 사안이 종료되면 기존의 4대악 합동수사반을 해체하고, 16개 시도 지방경찰청에 스포츠비리전담수사반을 설치하겠다"며 "1년간 한시적으로 상설화해 운영한 뒤 성과가 있으면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체계 구축과 지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결정이다. 합동수사반은 6명의 부족한 인력으로 8개월간 조사를 하다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나타낸 사안인데도 그랬다. 민생 치안 등 할 일이 산적한 경찰청 산하 지방경찰청에 5~10명의 전담수사반을 꾸리게 됐다. 이들이 얼마나 스포츠에 대한 식견과 전문성, 열정, 의지를 갖고, 폭넓은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