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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깎신' 주세혁(세계랭킹 17위)이 쑤저우세계선수권 남자단식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마롱과 격돌한다.
35세, 주세혁은 이번 대회 목표는 '감동과 투혼'이다.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주세혁은 "어쩌면 마지막 세계선수권이 될 수도 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오상은, 유승민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승민이 선수 은퇴 후 삼성생명 여자팀 코치로 일하고, 맏형 오상은이 소속팀 대우증권과 폴란드 리그를 오가며 활동하는 동안, 주세혁은 '나홀로' 태릉에 남았다. 한국 탁구의 세대교체기에 버팀목이자 '징검다리'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선수생활의 아름다운 마무리, 팬들에게 가장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매경기 혼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이유다. 주세혁의 신기에 가까운 폭풍 랠리는 지난해 ITTF가 뽑은 최고의 랠리 1위에 뽑힐 만큼 전세계 탁구팬들의 인정을 받았다. 주세혁의 가치는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욱 빛난다. 세계 탁구팬들은 수비형 선수로 장인의 경지에 이른 주세혁의 존재를 특별하게 생각한다. 가는 곳마다 팬들의 사인 공세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주세혁은 팬들을 위한 경기를 약속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 이후 자신을 한결같이 사랑해준 전세계 탁구 팬들에게 감동과 투혼이 깃든 플레이를 통해, 후회없는 경기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8년전 그날처럼 16강에서 또다시 마롱을 마주하게 됐다. 마롱은 이날 오후 32강전에서 그리스 지오니스 파나지오티스를 4대0으로 완파하고 가볍게 16강에 올랐다. 5월1일, 현존하는 지구 최강의 공격수와 지구 최강 수비수가 세계 최고의 무대, 세계선수권 녹색 테이블에서 맞붙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