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궁사' 김종호(중원대)는 7일 오후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남자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에서 김태윤(현대제철), 양영호(중원대)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컴파운드 종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존의 리커브 활과 달리 컴파운드 활은 양쪽 끝에 원형의 도르래가 달렸다. 활시위를 당길 때에는 힘이 덜 드는 반면 화살 속도는 리커브보다 훨씬 빠르다. 이날 결승전에서 한국대표팀은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 230대229, 극적인 1포인트차 역전승을 거뒀다. 1세트를 57-59로 뒤처졌고, 2세트 115-115, 균형을 맞췄지만, 3세트 172-173으로 다시 1점차 리드를 내줬다. 그러나 4세트 마지막 양영호, 김종호가 침착하게 10점을 꿰뚫으며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3번째 마무리주자로 나선 김종호는 침착했다. 매번 10점으로 마무리하며 한국대표팀의 뒤를 굳건히 지켰다.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역전 우승을 확인하는 순간, 울컥했다. 실감이 안난다"고 했다. "마지막 주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했다. 준비한 만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양영호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팀원들과 다같이 잘해내서 기쁘다.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큰힘이 됐다"며 동료들과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국제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양영호는 "우리나라 컴파운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한국양궁이 리커브뿐 아니라 컴파운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계기가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태윤은 "마지막까지 우승할 수 있을 걸로 굳게 믿었다. 역전우승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웃었다. 김태윤은 "컴파운드의 경우 큰 대회 경험이 많지 않다. 우리가 시작점이 돼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종호 역시 "2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컴파운드가 체계적인 훈련을 하게 됐고, 국제무대에도 나서게 됐다. 컴파운드도 리커브처럼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곳 광주에서 컴파운드 양궁을 국민 여러분께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형탁 감독은 멕시코에 뒤지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믿었다고 했다. "사람이 죽더라도 꽥 소리는 한번 내보고 죽어야지, 비실비실하다 죽으면 안된다. 마지막 한발까지 최선을 다하라. 자신있게 하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우리만 실수하는 것 아니다. 상대도 실수한다고 얘기해줬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은 서로가 서로를 굳게 믿었다. 조화도 좋았다. 마무리 주자 종호는 담력이 좋고, 배짱이 있다. 양영호는 여성스럽고 섬세하다. 부담을 갖게 될 때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김태윤은 경험이 많다. 성격, 커리어, 쏘는 스타일 등 조합이 좋았다"고 금메달의 비결을 귀띔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개인전 결승에선 김종호와 김태윤이 한솥밥 대결을 펼친다. 나란히 2관왕에 도전한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