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토리]'친한파 스케이터'크라머와 히딩크의 인연

기사입력 2016-03-11 16:47





"크라머와 히딩크 감독은 무척 친하다."

네덜란드 '빙속황제' 스벤 크라머는 지난 8일 한국 취재진과의 현지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팬들만을 위한 한글 트위터로 사랑받아온 크라머는 이날 팬들을 향한 메시지와 함께 손하트를 선물했다. 크라머는 5000m, 1만m 장거리 종목의 '세계 1강'이자 2007년 이후 총 8차례나 세계선수권, 유럽선수권을 제패한 '철인'이다. 소치올림픽에선 5000m 2연패에 이어 팀추월 금메달, 1만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축구 다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이 인기 높은 네덜란드에서 김연아, 메시, 호날두에 필적하는 세계적인 스포츠스타, 크라머의 깍듯한 매너는 화제가 됐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10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의 한식당에서 가진 오찬에서 크라머와 히딩크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휠라는 소치올림픽 직후인 2014년 크라머와 2018년 평창올림픽 때까지 개인 후원계약을 맺었다. 네덜란드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도 후원한다. 윤 회장은 크라머의 '한국사랑'에 대해 "크라머와 히딩크 감독이 아주 친하다"고 귀띔했다. "내가 알기로는 두 사람이 옆집, 이웃으로 산다. 히딩크를 통해 한국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크라머는 2014년 11월 자신의 트위터에 히딩크 감독과 함께 아이스링크에서 찍은 '인증샷'을 올린 후 '2년전 히딩크 감독님과 함께'라는 한글 멘션을 달았었다. 히딩크 감독은 2012년 11월 러시아 FC안지 사령탑 재직 당시 크라머를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대회 현장을 찾았다. 크라머는 5000m에서 우승한 후 금메달을 히딩크 감독에게 선물했다. 히딩크의 경기장 깜짝 방문은 네덜란드 언론에게도 큰 화제가 됐다. 크라머는 당시 "개인적으로 히딩크를 잘 안다. 내가 그의 경기를 보러 가기도 하고, 그가 내 경기를 보러 오기도 한다. 히딩크 감독의 초대로 2009년 첼시와 리버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보러간 적도 있다. 그는 나의 충성도 높은 팬"이라고 말했다.



크라머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이승훈과 1만m 맞대결로 자신의 이름을 한국 팬들에게 알렸다. 인코스, 아웃코스를 헷갈리는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심었다. 히딩크를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품고 있던 크라머는 2014년 11월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2015 ISU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성적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선물에 큰 감동을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팬들과의 소통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평창에선 한국이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 로고를 새긴 채 금메달 레이스에 나선다. 네덜란드 헤레인베인 훈련장에서 만난 그에게 한글 트위터 이야기를 꺼냈더니 환한 미소로 반색했다. "당연하지, 내가 직접 쓴다. 보시다시피 내 코리안(한국어)은 완벽하다"고 농담하더니, "2018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특별히 한국 팬들과 내 정보를 함께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어 트위터는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 정말 팬들의 마음에 들게 잘 썼는지 궁금하다"며 웃었다.

크라머는 11~13일 고향 헤이렌베인에서 펼쳐지는 올시즌 마지막 대회 ISU 월드컵 스피드스케이팅 파이널에 출전한다. 남자 5000m 월드컵 랭킹에서 스벤 크라머는 랭킹포인트 380점으로 '한솥밥' 요리트 베르스마(410점)에게 30점 뒤진 랭킹 2위다. 크라머는 12일 출전하는 남자 5000m, 시즌 마지막 레이스에서 월드컵 랭킹 1위 탈환을 목표 삼고 있다.
헤이렌베인(네덜란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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