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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K뷰티 등이 유행을 타고 있지만 진짜 한류는 '태권도'다.
사할린에서도 태권도는 인기 종목이다. 고려인들을 비롯해 한인들이 있는만큼 태권도 도장도 여러군데 있다. 한인 사범도 제법된다. 하지만 위상은 가라데, 유도 등에 미치지 못한다. 400여명의 학생이 있는 사할린 동양스포츠 학교에는 아예 태권도부가 없었다. 코치만 8명이 있는 가라데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현실이었다. 사할린에서 태권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전 사범은 태권도 실업팀 창설을 계획했다. 전 사범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사할린 체육부 장관을 만났다. 실업팀 창설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서 갔는데 처음에는 웃더니 내가 거절 못할 제안을 했더니 나중에는 진지하게 듣더라. 흔쾌히 동의해줬다"고 했다. 그가 말한 제안은 '사할린 첫 국가대표'의 배출이다. 사할린에서는 종목을 막론하고 아직까지 러시아 대표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전 사범은 "1년 안에 그림을 만들고 2018년에 있을 선발전에서 대표 선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되면 지원을 끊으라고 했다. 내가 외국인인만큼 그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배수진이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다. 무명 선수 출신의 전 사범은 지도자로 잔뼈가 굵다. 신생팀이었던 마산 구암고를 명문으로 바꾼 그는 2006년 대표팀 코치를 거쳐, 알제리, 코스타리카, 인도 대표팀을 이끌었다. 지역별 대회에서 우승자를 배출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전 사범은 "러시아 선수들은 연습 시간이 매우 짧다.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3개월만 하면 몇 년치 훈련 효과를 낼 수 있다. 내년말까지는 2018년 초에 이뤄질 러시아대표팀 선발전에 나갈 선수들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5월말까지 팀이 구성되면 6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12월에는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올 예정이다. 전 감독은 스파르타식 지도로 유명하다. 그의 지도철학은 '땀만큼 성과가 나온다'다. 조금씩 성과도 나오고 있다. 전 감독은 "스포츠학교 학생수가 30명으로 늘었다. 지도 방식을 신기해하고 재밌어 한다. 실업팀 선수들도 찾아보고 있다. 남자 보다는 여자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저변이 넓은 남자보다는 대표 배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명 정도는 결정을 했고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에 가서 선수들을 발굴할 예정이다. 힘이 좋아서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사할린(러시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