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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기록을 뛰어넘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자리는 올림픽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달성한 개인 최고기록(3분41초53)에는 뒤졌지만, 올 시즌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올 시즌 남자 자유형 400m 세계랭킹 1위는 잭 호튼(호주)이 지난 7일 호주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3분41초65다.
동아수영대회는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치러진다.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의 올림픽자격기록(A기준기록) 3분50초44을 가뿐하게 통과했다. 자유형 1500m와 200m에 이어 400m까지 모두 A기준기록을 충족했다. A기준기록 통과자는 전체 참가자 중 박태환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이번 동아수영대회 출전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박태환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는 기회가 이 자리밖에 없었다"면서 "올림픽에서는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내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태환은 경기 시작 직전 수영복 허리끈이 갑자기 끊어지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밝게 웃어 넘기며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이번 시즌 세계랭킹 4위 기록을 냈다. 18개월 만의 공식 복귀전을 치른 소감은.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만큼 노력했고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잘했다. 사실 이번 경기 준비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는데, 그래서 훈련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상했던 기록보다는 저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아무래도 1500m 경기가 첫날에 있다 보니 제가 컨트롤 했다고 해도 다음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마라톤 뛰고 단거리를 준비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조금은 힘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점을 배제하고, 열심히 준비해서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어제(26일) 200m에서 1분46초대 기록이 좀 아쉽기는 하다. 랭킹으로 따졌을 때 뒤쳐져 보일 수도 있지만, 전체 기록보다 100미터 구간 기록이 52~53초였다는 사실이 만족스럽다.
오늘도 3분44초대 기록을 냈다. 시합전에 갑자기 수영복이 찢어져서 바꿔 입었는데, 그래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고 열심히 했다.
-경기 외적 변수를 감안했을 때 놀랄 만한 성적이 나온 것 같다. 도핑에 대해 법적으로 고의성 없다고 인정 받았고, FINA의 징계도 마쳤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기회를 바라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는 것 같다.
우선, 놀라운 성적을 보여줬다는 말씀들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고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는 토탈 기록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사실 이보다 잘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스케줄 상황이나 외적인 요인도 좀 있었다. 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제가 해야 할 몫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이번 경기만 생각했다. 올림픽은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 내일 100m 경기도 올림픽 기준기록 넘어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올림픽 메달보다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를 넘어설 수 있다고 충분히 자신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박태환에게 올림픽은 얼마나 간절한가.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시고 이렇게 많이 관심 가져주신 데 대해 보답할 수 있는 길이 지금 이 대회 같다. 이번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자리가 주어진다면 그게 올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 메달보다 내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어떤 메달이든 따라올 거라 자신하고 있다.
-규정상 올림픽 출전이 어려운데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유는.
지금까지 훈련한 것이 아까우니까. 그리고 두 코치님이 나를 위해 하루하루 고생하신 데 대한 보답하는 자리가 이 대회밖에 없었다.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까지 이제 100일 남았다. 제대로 된 훈련을 한다면 어떤 성과를 낼까.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6주 정도였다.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지만 여러 상황 속에서 이런 기록을 낸 것에 대해 자신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두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올림픽이 100일 남았는데, 그때는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밖에 없을 테고, 올림픽은 최상의 조건에서 뛸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내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피지컬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또 그만큼 훈련을 할 생각이다.
광주=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