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세계1-2위'中꺾은 이상수+정영식"리우 앞두고 큰힘!"

기사입력 2016-06-25 16:44


사진제공=더핑퐁 안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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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쁘다. 올림픽을 앞두고 큰 힘이 될 것같다. 말로만 중국을 이긴다 했는데 실제로 이겼다."

25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슈퍼시리즈 코리아오픈에서 '세계 1-2위' 중국의 마롱-판젠동조를 3대2(11-8, 8-11, 9-11, 11-9, 11-6)로 꺾은 이상수(26·삼성생명, 세계랭킹 16위)와 정영식(24·미래에셋대우, 세계랭킹 13위)이 활짝 웃었다. 이상수는 "단식에서 내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서 있다 나와서 아쉬움이 컸는데 복식에서 이기고 나서 자신감이 다시 올라왔다"고 했다. "정말 기쁘다. 말로만 중국을 이긴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기게 돼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정영식은 "이긴 것도 좋지만 내용면에서 의미 있는 경기였다. 상수형이랑 올해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준비했다"며 했다. 이들의 성과는 실패의 경험을 성공으로 바꾼 것이라 더 의미있다. "직전 일본오픈 복식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타일이 제대로 안맞아 엇박자가 났었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고, 오늘 내용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올림픽 복식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오는 8월 리우올림픽에 첫 도전하는 '탁구청년' 이상수와 정영식은 공통점이 많다. '태릉 연습벌레'다. 탁구명가 내동중-중원고 선후배인 탁구장의 불을 켜고, 끄는 선수다. 대화의 8할은 탁구다. 늘 붙어 다니며 탁구 경기, 탁구 작전을 끊임없이 복기한다. 탁구장 밖에서 웃는 얼굴의 이들은 '긍정청년'이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믿음 하나로 올림픽 무대까지 왔다.

이상수의 탁구는 화끈하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월드클래스의 포어드라이브는 사이다처럼 후련하다. 수비나 지구전에 약점이 있지만, 공격이 신들리게 꽂히는 날이면 세계 1위도 돌려세우는 '저력'과 '파이팅'이 있다. 정영식 김민석 서현덕 등 차세대 주자 가운데 국제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비결, 가장 많이 만리장성을 넘은 비결다. 2010년 슬로베니아오픈, 2011년 폴란드오픈 남자단식에서 우승했고, 2012년 코리아오픈 남자단식에서 세계1위 마롱을 꺾으며 준우승했다. 2013년 파리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준우승 때도 중국 왕리친 조를 넘었다. 부산아시아선수권 혼합복식 우승, 2015년 파타야아시아선수권 남자복식 은메달, 2016년 콸라룸푸르세계선수권 단체전 동메달 등 메이저대회에서도 제몫을 톡톡히 했다.

정영식의 탁구는 질기다. 정영식은 '테크니션'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감독의 애제자이자 자타공인 국내 톱랭커(세계랭킹 13위)다. 국가대표 선발전, 실업탁구 대회에서 웬만해선 1위를 놓치지 않는 '절대 에이스'다. 리시브가 좋고, 코스 공략이 영리하고, 연결력이 뛰어나다. 허투루 버리는 공이 없다. 국내랭킹 1위, 전국체전, 남녀종별탁구선수권, 남녀종합탁구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선후배들을 줄줄이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영식은 지난해 6월 필리핀오픈 단식 준우승에 이어 호주오픈 탁구에서 첫 단식 정상에 섰다. 지난해 7월엔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선배 주세혁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30위권을 맴돌던 세계랭킹은 지난해 20위권 이내로 진입했고, 리우올림픽의 해인 올해,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3위를 찍었다.



이철승 남자대표팀 코치(가운데)가 이상수 정영식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더핑퐁 안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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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 이상수와 '지략가' 정영식의 복식조는 이날 '세계 최강' 만리장성 복식조를 상대로 눈부신 시너지를 보여줬다. 이상수의 파워풀한 드라이브와 정영식의 영리한 코스 공략이 잇달아 먹혀들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세계 최강 중국은 웬만해서 지지 않지만, 예기치 않은 위기에 취약하다. 첫세트를 11-8로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고 2-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를 다시 따내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마지막 5세트 마롱-판젠동은 대한민국 젊은 듀오의 질긴 패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신의 경지'에 이른 세계 톱랭커들의 '만화탁구'가 정영식-이상수의 집요함에 흔들렸다. 결국 마지막 세트를 11-6으로 따내며 승리한 후 포효했다.

2013년 폴란드오픈 우승, 2016년 5월 크로아티아오픈 준우승에 이어 3번째 남자복식 결승 무대에 올랐다. 올림픽 단체전은 1-2단식, 3복식, 4-5단식을 구성된다. '깎신' 주세혁(삼성생명)이 버티는 남자대표팀에서 이상수-정영식 복식조의 쾌거는 천군만마다.

이상수와 정영식은 이날 중국전을 치열하게 준비했다. "일본오픈에서 어이없이 지고 나온 후 작전을 정말 많이 생각했다. 자기것만 하다보니 엇박자가 났다. 불리한 상황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전을 다 해보기로 했다. 어떻게든 대응하기 위해 중간중간 작전을 많이 바꿨다"고 승리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상수-정영식조는 26일 오후 3시30분 결승무대에서 또다시 만리장성과 맞붙는다. 장우진-박강현조를 준결승에서 이기고 올라온 장지커-쉬신조와 우승을 다툰다. 두 '긍정청년'은 "아직 우리의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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