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패기의 브로맨스'이상수-정영식,장지커-쉬신에 분패 "그래도 잘했다"

기사입력 2016-06-26 16:14



'태릉 연습벌레' 이상수(26·삼성생명, 세계랭킹 16위)-정영식(24·미래에셋대우, 세계랭킹 13위)조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안방 모의고사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26일 오후 3시 30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슈퍼시리즈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결승, 리우올림픽 에이스조 이상수-정영식조가 '세계 최강' 장지커(세계랭킹 3위)-쉬신(세계랭킹 4위) 조를 0대3(10-12, 10-12, 8-11)으로 패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만리장성을 상대로 보기 드문 듀스 접전을 이어가며 대한민국 탁구의 힘을 보여줬다.

전날 준결승에서 마롱-판젠동조를 꺾은 이상수-정영식은 첫세트부터 초반 패기있게 밀어붙였다. 2점을 먼저 따냈다. 이상수의 드라이브를 장지커가 받아내지 못했다 4-1로 앞서나갔다. 4-4 타이를 허용했지만 정영식의 포핸드가 작렬하며 또다시 5-4로 앞서나갔다. 또다시 6-9까지 밀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끝내 9-9까지 따라붙었다. 듀스게임끝에 10-12로 첫세트를 내줬다.

강하고 회전이 많은 어려운 볼에도 이들은 밀리지 않았다. '레전드 복식 에이스' 이철승 남자대표팀 코치가 제자들에게 적극적인 포핸드 공격을 지시했다. 2세트 1-4 상황, 장지커의 포핸드에 이상수의 포핸드 맞드라이브가 작렬했다.

3-5 상황, 남자들의 랠리는 아름다웠다. 쉬신의 볼을 이상수가 받아냈고 장지커의 볼을 정영식이 영리하게 공략했다. 쉬신이 이를 받아내지 못하며 끝내 포인트를 따냈다. 내용적으로 만리장성 최강 듀오에 밀리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7-10 상황에선 이상수의 드라이브를 장지커가 받아내지 못했다. 8-10까지 쫓아갔다. 이어 정영식의 강한 포어드라이브를 마롱이 받아내지 못했다. 이상수-정영식의 집요한 플레이에 중국 복식조가 흔들렸다. 5-9 스코어가 9-10까지 몰리자 벤치의 류궈량 감독이 타임을 불렀다. 결국 10-12로 2세트를 내줬지만 이들의 파이팅은 인상깊었다. 이철승 코치는 "괜찮아. 찬스가 올거야"라며 제자들의 투혼을 격려했다.

운명의 3세트, 이상수의 드라이브에 쉬신이 흔들렸다. 3-1로 앞서나갔다. 4-3으로 역전을 흔들리자 이철승 코치가 타임아웃을 불렀다. "과감하게 하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4-4, 5-5, 6-6 타이가 이어지는 대접전이었다. 7-9로 밀렸지만 또다시 9-8까지 쫓아갔다. 8-11로 마지막 세트를 내줬지만 이들의 플레이는 칭찬할 만했다.

포기를 모르는 '태릉연습벌레' 이상수-정영식의 복식 준우승의 의미는 크다. 전날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마롱-2위 판젠동 조를 3대2로 꺾었다. 만리장성을 보란듯이 뛰어넘었다. 리우올림픽 탁구단체전은 1-2단식, 3복식, 4-5단식 형식으로 진행된다. 4번 시드를 확보한 상황에서 '깎신' 주세혁이 확고히 버텨준다면, 이상수-정영식의 복식에서의 1포인트는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절대적인 의미를 지닌다. 탁구명가 내동중-중원고 선후배로 10년 넘게 함께해온 이들이 안방에서 일을 냈다. 결승에서 또다시 중국 올림픽조를 만났지만 이번에도 마지막까지 팽팽한 명승부로 저력을 입증했다. 2013년 폴란드오픈 우승, 2016년 5월 크로아티아오픈 준우승에 이어 또다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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