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탁구영웅'유승민의 IOC선수위원 도전

기사입력 2016-07-13 11:27




'아테네의 탁구영웅' 유승민(34·삼성생명 코치)이 리우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두번째 IOC선수위원에 도전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수위원 후보들의 동영상 출사표를 공개했다. 유승민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자기 소개 영상에서 유창한 영어로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이유와 자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조리 있게 설명했다. "나는 한국의 탁구선수 유승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리우올림픽 다음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린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언급했다. "나는 아시아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많은 선수들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 도울 수 있다. 4번의 올림픽 경험, 독일 프랑스 크로아티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의 선수 경험. 한국에서의 지도자 경험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고, 전세계 스포츠 선수들의 단합을 이끌 수 있다. 나는 열정, 언어와 소통 능력, 리더십을 갖췄다. 전세계 내 동료 선수들의 권리를 대변할 기회가 내게 주어진다면 큰 영광 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만리장성의 자존심' 왕하오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유승민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엘리트 체육인이다. 1996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아테네, 베이징, 런던에 이르기까지 무려 4번의 올림픽에 출전했고, 아테네에서 개인단식 금메달, 베이징에서 단체전 동메달, 런던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난공불락' 중국이 호령하는 탁구계에서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따낸 '레전드'다. 4년전 런던올림픽에서 오상은, 주세혁 등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결승에 진출, 천금같은 은메달을 따낸 직후 은퇴를 선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자대표팀 코치로 일했고, 이후 삼성생명 여자팀 코치로 최효주 등을 길러내며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사진캡처=IOC 공식 사이트
유승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첫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에 이어 한국 선수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 문 위원과 함께 이번에 8년 임기가 만료되는 선수위원은 위원장인 클로디아 보켈(독일, 펜싱), 알렉산더 포포프(러시아, 수영), 유밀카 루이스 루아시스(쿠바, 배구) 등 총 4명이다. 리우올림픽에서 이 네 자리를 놓고 전세계 23명의 최종 후보들이 격돌한다. IOC는 서류전형, 전화 인터뷰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24명의 최종후보를 발표했다. 최근 이탈리아 요트 선수 알레산드라 센시니가 기권하면서 후보는 14개 종목 23명으로 줄었다. 종목별로는 육상이 5명, 요트가 3명, 수영, 사격, 탁구가 각 2명, 카누, 태권도, 체조, 펜싱, 레슬링, 근대5종, 배드민턴, 농구, 사이클이 각 1명이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월드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2008년, 2012년 두차례나 고배를 마셨던 일본의 육상영웅 무로후시 고지(OCA선수위원, IAAF선수위원), 유승민과 같은 탁구선수 출신 노장 장 미셸 세이브(벨기에), 미국프로농구(NBA) 에이스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인도의 김연아'로 회자되는 배드민턴 선수 네와이 사이나 등이 주요 후보로 꼽힌다. 특히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엘리트 스포츠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일본의 무로후시 고지는 유승민과 같은 아시아계 선수인 만큼 당선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선수위원은 리우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선수들은 23명의 선수중 4가지 다른 종목의 4명의 선수를 선택해 투표한다. 24일부터 8월 17일까지 올림픽선수촌 등 현장에서 투표가 진행되며, 18일 최다득표자 순으로 4종목 4명의 당선자가 발표된다. 올림픽 폐막일인 21일 열리는 IOC총회에서 IOC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IOC 선수위원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선수위원은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당 1명으로 제한된다. 선수위원은 IOC 위원과 동등한 자격을 얻는다. 총회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하며, IOC의 각종 규정 제정에서부터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IOC가 결정하는 모든 사안과 의제에 대해 투표권을 지닌다.

현재 IOC 위원은 선수위원을 포함해 총 90명이다. 한국은 현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문대성 선수위원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이 회장은 병마로 인해 IOC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위원은 임기가 곧 만료된다. IOC위원이 없는 상황에서 스포츠 외교의 공백이 우려된다. 대한민국의 스포츠 외교력을 유지하고, '세계 톱5' 스포츠 선진국의 위상을 이어감에 있어 현 시점에서 유승민의 당선 여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IOC 안팎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주도할 스포츠 국제외교 및 홍보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IOC 규정에 따라 해당 종목 연맹, NOC 및 정부의 선거운동은 엄격히 제한되지만, 유승민을 향한 국민적 응원과 리우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영상 출처=유튜브 IOC 공식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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