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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때요? 정신차리자고 생각했죠."
박상영은 파벨 수코브(러시아),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 맥스 하인저(스위스)에 이어 4강에서 벤자민 스테펜(스위스)를 15대9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상대는 42세의 최고령 세계선수권자이자 세계랭킹 3위의 백전노장 임레였다. 힘든 승부였다. 임레는 박상영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박상영은 "2번 이겼을때는 내 정보가 없어서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왔다. 상대가 나를 연구하고 와서 원하는 플레이를 못했다"고 했다. 박상영은 1피리어드 초반 2점을 내줬다. 이내 곧바로 경쾌한 풋워크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양 선수는 선뜻 공격에 나서지 못하고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박상영은 45초를 남기고 혼전 상황에서 5-5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막판 임레에게 연속으로 공격을 허용하며 1피리어드는 6-8로 마쳤다.
탐색전이 이어진 2피리어드, 박상영이 선제득점에 성공하며 1점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과감한 찌르기로 9-9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임레가 다시 달아났다. 박상영은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렸다. 4점을 연이어 허용하며 9-13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운명의 3피리어드. 박상영이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른 시간에 한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임레가 곧바로 한 점을 추가했다. 10-14 경기가 끝난 듯 했다.
그는 순간 힘들었던 시절이 떠올랐다. 박상영은 "작년에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그 생각이 많이 났다. 힘들었던 순간이다. 3월말에 다쳐서 12월에 다시 펜싱시작했다"고 했다.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하나, 올림픽이었다. 그는 "힘들었지만 올림픽 생각하면서 버텼다"며 환하게 웃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