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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를 금메달 후보로 지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펜싱을 좀 안다는 관계자라면 누구나 박상영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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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체고 3학년이던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월드 클래스'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정진선(화성시청) '국가대표 에이스' 권영준(익산시청)을 줄줄이 꺾었다. 남자에페에서 고등학생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태극마크를 단 직후 나선 첫 국제대회에서 톱랭커들을 줄줄이 꺾고 우승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4년 남자 에페 그랑프리 결승에서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를 15대14로 꺾었다. 리우올림픽에서 세계 2위를 달고 나서 8강에서 박상영에게 밀려난 바로 그 선수다. 준결승에서 보그단 니키신(우크라이나)을 15대12로 꺾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멤버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의 펜싱은 한체대와 태릉선수촌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헌신적인 코칭스태프, 정진선 박경두 정승화 권영준 등 걸출한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실력이 업그레이드됐다. 새벽-오전-오후-야간으로 이어지는 하루 4차례 '강도높은' 훈련을 묵묵히 소화했다. 한겨울 태백, 제주에서 이어진 펜싱대표팀의 '악명 높은' 지옥훈련도 묵묵히 견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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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랭커들을 모두 꺾고 올라선 결승전에서 기적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3피리어드, 10-14에서 단 한번만 찔려도 금메달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 그는 담대했다. 무려 5번을 연달아 찔러내며 15대14, 역전 금메달을 따낸 후 뜨겁게 포효했다. 하늘이 내린 금메달이다. 그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진선, 박경두, 정승화 등 걸출한 선배들과 단체전 금메달을 도원결의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