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궁금증 제로]에뻬의 4점차 역전승, 왜 불가능한걸까

기사입력 2016-08-10 23:56


남자펜싱 박상영 선수가 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상대 제자 임레에게 공격을 성공하고 있다. /2016.8.9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F

펜싱 에뻬 박상영의 극적인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자칫 숨 넘어갈 뻔 한 사람이 하나 있었다.

최병철 KBS 해설위원(35)이었다. 극도로 흥분한 최 위원은 한동안 '으아아악~'하는 괴성만 질러댔다. 한동안 "박상영 금메달"만 반복해서 소리치던 그는 흥분한 가운데 가까스로 말을 이어갔다. "아...박상영 금메달. 이게 말이 됩니까? 말이 돼요? 에뻬에서 자기점수만 냈어요. 동시에 찌르면 지는 이게...이게..펜싱에서 사브르나 플뢰레면 그래도 가능성이 있었어요. 사실은 역전하기 바라는 마음이 컸는데 거기서 5점을 연속으로 찔러낸다는건 기적이에요. 기적"이라며 목이 쉴 때까지 고함을 질러댔다. 펜싱 국가대표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던 최병철 위원이 이토록 격하게 반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지 금메달이란 결과 때문이었을까. 플러스 알파가 있다. 도무지 설명이 안되는 '10-14 →15-14'의 역전 내용 때문이었다. 전문가인 최 위원 말대로 에뻬에서만큼은 도저히 불가능한 엄청난 뒤집기였다. 왜 그럴까.

펜싱은 쓰는 칼의 종류에 따라 3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박상영이 출전한 에뻬와 플뢰레, 사브르다.

에페가 플뢰레, 사브르와 구분되는 경기방식 차이는 크게 두가지. 우선 상체 뿐 아니라 하반신까지 신체 모든 부위를 찌를 수 있다. 또 하나의 큰 차이는 유일하게 공격 우선권(심판의 시작 선언 후 먼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선수에 주어지고 상대는 방어에 성공해야 공격권을 얻는다)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에뻬는 유일하게 동시 공격에 의한 동시 득점이 가능하다. 4점차 여유를 안고 매치포인트인 14점에 먼저 도달한 임레의 금메달 확률이 99%였던 이유다. 5번 연속 득점도 힘든데, 그 중 단 한번도 동시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 1%의 확률을 박상영이 뚫었다. 경기 후 천장을 뚫을 듯했던 박상영의 격렬한 기쁨, 끝내 참지 못한 베테랑 임레의 눈물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일반 시청자보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최병철 해설위원이 목이 쉴 때까지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진 셈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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