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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에뻬 박상영의 극적인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자칫 숨 넘어갈 뻔 한 사람이 하나 있었다.
펜싱은 쓰는 칼의 종류에 따라 3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박상영이 출전한 에뻬와 플뢰레, 사브르다.
에페가 플뢰레, 사브르와 구분되는 경기방식 차이는 크게 두가지. 우선 상체 뿐 아니라 하반신까지 신체 모든 부위를 찌를 수 있다. 또 하나의 큰 차이는 유일하게 공격 우선권(심판의 시작 선언 후 먼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선수에 주어지고 상대는 방어에 성공해야 공격권을 얻는다)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에뻬는 유일하게 동시 공격에 의한 동시 득점이 가능하다. 4점차 여유를 안고 매치포인트인 14점에 먼저 도달한 임레의 금메달 확률이 99%였던 이유다. 5번 연속 득점도 힘든데, 그 중 단 한번도 동시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 1%의 확률을 박상영이 뚫었다. 경기 후 천장을 뚫을 듯했던 박상영의 격렬한 기쁨, 끝내 참지 못한 베테랑 임레의 눈물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일반 시청자보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최병철 해설위원이 목이 쉴 때까지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진 셈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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