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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획득한 값진 올림픽 티켓이기에 진짜 올림픽 무대에서 모든 걸 다 쏟아 부어 꼭 금메달을 따겠다."
첫 단추는 훌륭했다. 세계랭킹 3위인 그는 16강전에서 2위 타마스 로린츠(30·헝가리)를 꺾었다. 결승에서 만날 수 있는 반대쪽 대진의 1위 프랭크 스테블러(독일)도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변이었고, '금빛 대로'가 열리는 듯 했다.
그러나 8강에서 세계랭킹 8위의 미그란 아르투니안(27·아르메니아)에게 발목이 잡히며 한순간에 금메달 꿈이 일그러졌다. 그는 아르투니안에게 패한 후 "내가 부족해서 진 것 같다. 패자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아르투니안이 4강에서 라술 추나예프(25·아제르바이잔)를 제압, 결승에 진출하면서 패자부활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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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수 금메달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그는 이번 대회 최후의 보루였다. 레슬링은 첫 날부터 눈물이었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린 김현우가 오심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었지만 아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 한을 류한수가 털어버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류한수에게는 끝내 부담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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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기 전에는 수염을 깍지 않는 징크스가 있다. 덥수룩한 수염에 열정이 묻어 있었지만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메달을 땄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패시브 상황에서 팔을 뺐어야 했다. 상대 다리에 팔이 껴서 팔을 못 뺐다. 상대가 더 노련했던 것 같다."
어렵게 말을 다시 꺼낸 그는 "다시 마음을 추스려서 하려고 했는데…. 죄송하다"라고 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분명 상대의 기술을 아는 데 너무 쉽게 당했다"며 "한국에서 응원해 준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부모님 등 지인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류한수는 아쉬움에 사무쳤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그의 첫 올림픽은 '노메달'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