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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다이어리]⑥외로워도 힘들어도 뛰는 '에이스의 무게감'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2-09 17:30


사진제공=P.P.A.P

우와~. 벌써 2주가 흘렀네요. 안녕하세요, 김연경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죠? 저는 엄청 바쁘게 지냈답니다. 최근 2주 동안 중요한 경기가 빡빡하게 잡혀있었거든요. 휴식 시간이 없을 정도였어요. 아, 그리고 잠깐 틈을 내서 스위스 로잔에도 다녀왔어요. 국제배구연맹(FIVB) 선수위원 회의가 있었거든요. 아무튼 지난 2주는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갔네요.

바쁘게 지내다보니 어느덧 시즌도 중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올 시즌 우리 팀은 기복이 심했던 것 같아요. 터키컵 이전까지만 해도 팀워크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중위권팀에 지기도 했거든요. 시계에 비유하자면 톱니바퀴 중 안 맞는 부분이 있어 경기 때마다 시간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간이었어요. 부상 때문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거든요. 경기에 나서지 못한 때도 있었고요. 주변에서 에이스라고 믿어주시는데, 제 몫을 못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아요.

사실 '에이스'라는 수식어는 늘 무거워요. 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죠. 저도 사람인지라 아프고 힘들 때가 있거든요.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도 있어요. 지금도 그래요. 시즌이 중반을 지나다보니 무릎과 어깨에 피로가 많이 누적됐어요. 일정도 빡빡한데다 매 경기가 중요해서 무리한 탓인 것 같아요. 하지만 에이스는 에이스만의 역할이 있어요. 중요할 때마다 결정을 내줘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걸 바탕으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에이스의 역할이자 존재 이유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더욱 굳게 마음을 다잡아요. 저를 믿는거죠. 제가 제 자신을 믿지 않으면 안 돼요. 제 자신만큼 저를 잘 아는 사람은 없거든요. 저를 믿고 더욱 집중해서 경기를 준비한답니다. 비디오 영상을 분석하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되뇌입니다. 그래야 코트 위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죠.

다행히도 제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팀이 잘 나가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뭐, 물론 제가 팀에 복귀했기 때문에 잘나간다고만은 볼 수는 없지만요.(웃음) 제 생각에 터키컵 우승 후 팀이 하나가 됐어요.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으면서 플레이가 더 잘 맞아가고 있어요. 저 역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어깨랑 무릎 치료도 자주 받고 있답니다. 남은 시즌도 최선을 다해 달리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그럼 재미난 얘기 많이 들고 다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파이팅~!!!


정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사진제공=P.P.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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