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는 불안했고, 연기는 산만했다. 부상의 그림자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남자 김연아' 차준환(16·휘문고)이 아쉬움 속에 시니어 데뷔전을 마쳤다. 차준환은 29일(한국시각) 캐나다 리자이나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2.14점에 예술점수(PCS) 70.72점, 감점 1점을 합쳐 141.8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8.46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합계 210.32점으로 12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9위에 그쳤다.
역시 문제는 부상이었다. 차준환은 지난 7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1차전 당시 부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대회 후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발목 염증과 왼쪽 허벅지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차준환은 8월 예정된 아시아트로피 대회도 건너 뛰고 재활에 전념했다. 시니어 데뷔전에서 부활하기 위해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에서 뮤지컬 '돈키호테'의 수록곡인 '집시 댄스'(Gypsy Dance)로 쇼트프로그램을 변경하는 모험도 택했다.
하지만 역시 몸상태가 발목을 잡았다. 100% 회복하지 못한 차준환은 자신의 기량을 모두 펼쳐내지 못했다. 2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TES 31.78점에 PCS 36.68점을 합쳐 68.46점을 기록했다. 지난 3월에 받은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82.34점)보다 무려 13.88점이나 모자란 점수였다. 발목 부상으로 점프마다 감점을 기록했다. 주무기인 쿼드러플 살코에서 다운그레이드(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고, 트리플 악셀에서도 언더로테이티드(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란 경우) 판정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절치부심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점프실수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쿼드러플 살코에서 넘어지는가 하면,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회전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어진 트리플 악셀-싱글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착지 불안으로 수행점수가 깎였다. 그나마 막판 트리플 러츠, 트리플 플립, 트리플 살코 점프에서 가산점을 받으며 전날 11위에서 9위로 순위를 글어올린 것이 위안이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4회전 점프였다. 차준환은 재활을 하면서도 4회전 점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시니어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총 3번의 4회전 점프를 시도해, 단 한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대표 선발 1차전에서 206.92점으로 이준형(단국대·228.72점), 김진서(한국체대·223.49점)에 비해 크게 뒤진 차준환 입장에서는 승부수인 4회전 점프가 실전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답답한 결과일 수 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평창올림픽 출전이 쉽지 않다. 일단 몸상태부터 끌어올리는 것이 차준환의 당면과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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