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화야, 준비 잘하고 있지? 지나간 건 다 필요없어. 지금부터야. 파이팅!"
|
김 교수는 이상화가 믿고 의지하는 스승이다. 밴쿠버올림픽을 앞두고 웬만한 남자도 하기 힘든 스쿼트로 170㎏ 를 들어올리게 했다는 '사건'은 유명한 일화다. "훈련 밖에 살 길이 없다고 믿었다. 그렇게 힘을 쓸 수 있으니 그런 폭발적인 스타트도 나오는 것"이라며 웃었다.
|
|
'올림픽 2연패' '세계신기록'도 위대하지만 이상화가 위대한 진짜 이유는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지난 10년간 세계 최정상권을 유지하는 세계 유일의 선수라는 점이다. 예니 볼프, 왕베이싱, 장 훙 등 라이벌 선수들이 수없이 명멸했지만 이상화는 그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김 교수는 "이런 선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제일 오래, 제일 잘 타는 스케이터의 비결을 묻자 김 교수는 "본인의 노력"이라고 즉답했다. "올라가는 것은 재능이지만, 지키는 것은 노력이다. 자기관리, 체력훈련이 되지 않으면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비범한 노력, 독한 정신력이 없었다면 평창까지 이렇게 정상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
|
평창올림픽 여자 500m 단판승부에 대해 '전문가' 김 교수는 "기회는 단 한번뿐이다. '원샷원킬' 완벽한 스케이팅을 해야 한다. 실수는 용납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상화는 워낙 레이스 경험이 많다. 500m를 가장 많이 탄 선수다. 세계신기록 보유자다. 결코 실수 안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500m는 초반 100m가 승부처다. 100m에서 0.1초 이상 이긴다면 무조건 승리한다"고 봤다. "대표선발전에서 38초5를 탔는데 월드컵 후 동계체전에서 38초2를 탔다. 아픈 데도 없고, 기분도, 컨디션도 좋아 보인다. 무엇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안방' 아니냐"라며 기운을 불어넣었다.
홈 그라운드 평창에서 올림픽 3연패 역사에 도전하는 이상화, 가장 높고 외로운 싸움을 감내해야 할 제자를 향해 김 교수는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상화야, 이미 할 것 다했는데 뭘 또 더 욕심 내냐. 3연패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대단한 일이다. 컨디션이 좋아서 금메달까지 딴다면 그건 '덤'이다. 메달 욕심 없는 선수는 없다. 선수는 메달이 욕심날 때 떨린다. 겉과 같은 여유를 속에도 단단히 품고 있기를. 상화야, 상화를 이겨라."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