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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영미도 없고, 초희도 없고~'
8엔드까지 뒤지다, 9엔드 폭발적 4득점. 빅엔드를 만들며 유럽 챔피언 영국에 극적 역전승를 거뒀다. 1승1패를 기록한 팀킴은 12일 ROC와 경기를 한다.
욕심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약간 허전한 느낌이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은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하면서, 한-일전 준결승에서 극적 감동을 줬다.
'스위핑 세기 조절 4단계'의 '영미 호출'은 전 국민이 인지할 정도였다.
스위핑 세기 조절은 공식용어가 있다. 빨리 쓸어야 할 때는 헐, 중간 세기는 스윕, 약하게는 클린, 스위핑을 하지 멈추는 신호는 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영미~'가 더 익숙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변경을 예고했다. 김영미가 후보로 밖에서 경기를 살피고, 김초희가 들어왔다. 문에 미디어데이에서 김은정은 "영미 대신 초희를 많이 부를 예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영미~'는 완전히 사라졌다. 김영미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
김초희는 연일 맹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스킵 김은정은 '초희용 스위핑 세기 조절 4단계' 중 단 하나만을 애용하고 있다.
평창에서 스위핑을 시작할 는 "영미~"라고 하고, 스위핑을 멈추고 기다리라는 신호를 줄 때는 "영미야~"라고 한다. 또 헐에 해당하는 빠른 스위핑은 "영미야!"라고 좀 더 강하게 얘기하고, 업에 해당하는 스위칭 멈춘 신호는 "영미 영미 영미"라고 세 번 부른다. 헷갈릴 법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웬만하면 이 차이를 안다.
베이징에서는 "초희 와, 와야 돼~, 초희 와"라고 경기 중 2~3차례 씩 말한다. 빠른 스위핑을 의미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더더더더~(계속 스위핑)"와 "와야 돼X4"(헐과 같은 의미)다.
'영미'와 '초희'가 사이좋게 나란히 사라진 이유가 있다. 여자 컬링 10개팀 모두 빙질 적응에 애를 먹는다. 2개의 사이드 시트(컬링장)는 급격히 휘고, 2개의 중앙 시트는 그 정도가 약하다.
당구대로 치면 어떤 곳은 많이 미끄러지고, 어떤 곳은 갑자기 서 버리는 것과 같다. 스위핑으로 경기가 결정될 수 있는 '1㎝의 승부'가 상황에서 '영미~', '초희~'가 많이 불릴 수 있다. 스위핑의 강도 조절에 따라 승패가 결정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변덕스런 빙질 때문에 그런 승부처가 1, 2차전에서 많이 없었다. 즉, 상대적으로 '초희 4단계'를 변환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적었다.
아직 7경기가 남았다. 과연, '초희~', '초희야~', '초희야!', '초희 초희 초희 초희'는 언제쯤 자유자재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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