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항저우 스토리]'인어공주'의 덤덤했던 마지막 AG, 동생들은 아쉬움에 눈물 글썽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3-09-30 08:07 | 최종수정 2023-09-30 08:07


[항저우 스토리]'인어공주'의 덤덤했던 마지막 AG, 동생들은 아쉬움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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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인어공주' 김서영(경북도청)이 자신의 아시안게임 마지막 레이스를 마쳤다.

김서영은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혼계영 400m 결선에서 4분00초13을 기록,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서영은 2014년 인천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았다. 당시에는 결선 진출에 만족했다. 폭풍 성장을 이뤘다. 2016년 리우올림픽,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메이저 대회를 경험하며 실력을 향상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는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당시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한국 수영이 거머쥔 유일한 금메달이었다. 그는 한국의 자존심을 지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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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김서영은 어느덧 서른에 가까워졌다. 보편적으로 수영 선수의 전성기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본다. 하지만 김서영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그는 25일 열린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환호했다. 두 대회 연속 포디움에 섰다.

한 발 더 나아갔다. 김서영은 이번에 처음으로 단체전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 27일 배영 이은지(방산고)-평영 최동열(강원도청)-자유형 황선우(강원도청)와 짝을 이뤄 혼성 혼계영 400m에 출격했다. 최종 3분46초78, 한국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28일에는 허연경(방산고)-박수진(경북도청)-한다경(전북체육회)과 여자 계영 800m에 나서 동메달을 땄다. 8분00초11로 한국 신기록도 수립했다. 김서영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돼서야 계영 경기에 출전했다. 혼성 혼계영 400m 동메달과 여자 계영 800m 동메달 모두 내게 정말 값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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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은 학창 시절부터 국내 랭킹 1, 2위를 다투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가 가는 길은 늘 화려해 보였다. 수영 선수로서 밟을 수 있는 큰 대회를 모두 경험했다. 긍정적인 성적도 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눈물도 여러차례 흘렸다. 특히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때는 자신의 성적에 실망해 오열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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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간은 있었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은 물론이고, 이제는 후배들까지 챙기는 베테랑이 됐다. 김서영은 "5년 전엔 패기로 메달을 딴 것 같다. 이후엔 큰 노력이 필요했다.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올해 성적이 계속 좋지 않아서 좌절했고, 항저우에 와서도 컨디션이 오락가락해서 자신이 없었다. 불안한 감정까지 들었지만, 경기 전 코치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감 있게 경기를 펼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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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를, 아니 자신의 아시안게임 레이스를 모두 마친 김서영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마침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메달 획득 기회가 왔다. 꼭 잡고 싶었다. 어린 동생들이 정말 잘했다. 정말 고맙다"며 모두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오히려 동생들이 더욱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허연경(방산고)은 "지난해부터 서영 언니와 함께 대표팀에서 뛰었다. (세계선수권에서 3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서영 언니를 보면서 나도 높은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벌써 마지막이라는 말이 나오니, 슬프다. 서영 언니를 대신할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은지(방산고)도 "리 셋은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왔다. 서영 언니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마지막 경기에 함께 뛰어 영광"이라고 했다. 고하루(강원체중)는 "서영 언니와 함께 계영 종목에 출전해 정말 좋았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렇게 '인어공주'의 마지막 아시안게인이 끝났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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