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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탁구의 심장, '캡틴 드래곤' 마롱(35)이 11연패 위업을 달성한 직후 세계선수권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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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직후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언급한 마롱이 이번엔 '마지막 세계선수권'을 언급했다.'슈퍼맨'으로 불린 사나이, 슈퍼스타 마롱의 한밤 돌발 선언에 중국 팬덤은 난리가 났다. 11연패보다 마롱의 은퇴선언이 더 큰 이슈가 됐다. 중국 팬들은 웨이보 등 중국 SNS에 실시간으로 마롱의 인터뷰 영상을 퍼올리며 "우리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 "캡틴 드래곤, 계속 보고 싶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불멸의 슈퍼맨, 영원한 탁구신화"라는 포스팅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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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롱의 시대를 살아온 탁구 팬들에게 마롱 없는 세계선수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세상의 모든 벽을 뚫어내는 강렬한 직선 톱스핀, 세상의 모든 공을 막아내는 철벽 디펜스, 현존하는 최고의 탁구선수 마롱은 2006년 브레멘 대회부터 2024년 부산 대회까지 총 9번의 세계선수권 단체전에 에이스로 나서 9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개인전 단·복식 금메달까지 합치면 무려 14회 우승이다. 단체전 총 49경기에서 47승2패를 기록했고, 이중 3대0으로 끝낸 게임이 39회다. 마롱이 기록한 단 2번의 패배는 2010년 모스크바 대회 독일과의 결승에서 티모 볼에게 당한 첫 패, 그리고 2024년 부산 대회 준결승에서 '닥공' 이상수에게 당한 마지막 패배다. 중국리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 주세혁 감독과 2012년 코리아오픈에서 자신을 잡았던 이상수에게 당한 마지막 패배는 뼈아팠다. "준결승 이후 하루의 시간이 길었다"고 했다. 그러나 또 한번의 위기를 넘어 마롱은 프랑스전 짜릿한 역전승으로 중국의 철옹성같은 11번째 우승을 지켜냈다. 그의 말처럼 "완벽한 엔딩"이었다.
지난해 9월 평창아시아선수권에서 3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자단식 결승에서 판젠동을 꺾고 10년 만에 4번째 개인 단식 금메달을 따낸 후 마롱은 10년 넘게 월드클래스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었다. "매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최고의 레벨을 유지하려면 매일 훈련하고 또 훈련해야 한다. 기술, 체력훈련을 쉬지 않아야 한다. 게을러져선 안된다. 어떨 땐 피곤하고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진짜 프로페셔널이 되려면 더 어려운 일을 계속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매순간 노력했다. Big Dream, hardworking(꿈을 크게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