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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할 여지가 전혀 없는, 명백한 린샤오쥔의 실수였다.
미끄러져 넘어진 뒤 펜스에 부딪힌 린샤오쥔은 크게 실망한 듯 터덜터덜 일어났다.
린샤오쥔의 어이없는 실수로 2위를 달리던 박지원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은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린샤오쥔에겐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쏟아진 엄청난 관심에 따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걸로 보인다.
린샤오쥔은 한국 쇼트트랙 간판으로 활약하던 2019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고 2020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을 통해 국제 무대에 복귀했다.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린샤오쥔이 귀화 후 출전한 첫 국제종합대회다. 한국 대표팀과 경쟁한 것도 혼성 계주 결승이 처음이다.
관중석을 메운 중국 관중은 경기장이 떠나가라 '자여우'(加油·힘내라)를 외쳤다.
특히 린샤오쥔이 빙판 위에 올라서면 쩌렁쩌렁한 소리로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하지만,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놓고 한국 선수들과 물러설 수 없는 진검 승부를 펼친 린샤오쥔은 스스로 무너졌다.
린샤오쥔은 이날 남은 500m와 1,500m, 9일 열리는 1,000m, 남자 5,000m 계주에서 계속 한국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는 1,500m 준결승 1위로 결승행을 확정했고, 500m에서는 준준결승에 올라 있다.
soruh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