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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트레이닝복 입고 뛰어야 했나?"
마라톤 복장 논쟁은 지난달 28일 열린 런던마라톤에서 비롯됐다. 이번 대회에는 총 5만6640명의 참가자가 결승선을 통과해 대회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2021년 유럽실내육상선수권에서 여자 1500m 은메달을 획득한 홀리 아처다. 아처는 이번 마라톤에 처음으로 도전해 2시간39분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완주해 31세의 나이를 뛰어넘는 투혼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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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아처는 자신의 SNS를 통해 "트레이닝복을 입었어야 했나요?"라고 반문하며 경기 기록, 출전의 의미보다 외모에 집중하는 댓글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아처는 스포츠과학적인 근거로 설명을 덧붙였다. 경기 당일 기온은 섭씨 25도까지 치솟았고 습도가 78%에 달해 기존 러닝복은 실용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여성들이 스포츠계에서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이중잣대를 여실히 보여준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아처의 복장은 장거리 육상계에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많은 엘리트 여성 선수들이 수년간 비슷한 복장을 선택해 왔고, 단정함을 요구하는 사회적 관념보다 경기적인 편안함과 퍼포먼스를 우선시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여성 선수들은 업적보다 외모로 평가받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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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피너클 가제트'는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아처는 자신의 마라톤 완주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면서 '아처의 런던마라톤 여정은 선수로서 실력과 결단력을 증명한 것다. 복장에 대한 비판은 실망스럽지만, 동시에 사회가 여성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아처가 스포츠의 장벽을 끊임없이 허물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며, 외모보다 실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