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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안'빌리버블!(ANbelievable!)"
양면 펜홀더 전형의 포어핸드 톱스핀을 주무기 삼은 '닥공' 펠릭스 르브렁을 상대로 안재현은 포어핸드, 백핸드, 짧은 볼, 랠리 대결에서 한치 밀리지 않는 투지와 실력을 선보였다. 1게임부터 듀스 대접전이었다. 테이블에서 떨어진 채 펼쳐진 수없는 랠리에서 안재현의 장기는 돋보였다. ITTF 중계진은 "어떻게 저렇게 멀리 떨어진 채로 저런 파워를 만들어낼까, 테이블에 떨어져서도 저런 파워풀한 드라이브가 나온다는 것이 경이롭다"며 찬탄을 금치 않았다. 강력한 역습 한방으로 르브렁을 돌려세우는 장면에선 "대단하다. 크레이지(미쳤다), 인크레더블"이라며 속사포 찬사를 쏟아냈고, 결국 안재현이 역전승으로 8강행을 확정짓는 순간 "코리안 드라마"라고 극찬했다.
ITTF는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6번 시드 펠릭스 르브렁이 안재현에게 충격패했다. 도하의 유력한 메달 후보 중 한명이었던 '펜홀더 센세이션' 르브렁은 '하이 리스트, 하이 리워드' 방식의 안재현에게 일격을 당했다. 세계 17위 안재현이 루사일아레나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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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르브렁을 잡아낸 후 안재현은 "상대가 잘하는 선수지만 나는 '강강약약(강한 선수에게 강하고 약한 선수에게 약한 스타일)'이다. 과거 한번 붙어봤던 선수였다.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라는 사실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펠릭스가 나보다 세계랭킹이 높기 때문에 더 위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현은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내일 경기가 있으니 더 집중하겠다. 준비 잘해서 또 하나하나 해내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유일한 단식 생존자로서 안재현은 "부담 같은건 없다. 누가 올라갔고 그런 게 나와 큰 상관이 없지 않나. 내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거듭된 풀게임 접전, 쉼없는 랠리, 빡빡한 스케줄 속에 안재현의 어깨는 정상이 아니다. 그러나 개의치 않았다. "대표팀에서 신경써서 치료해주신 덕분에 많이 호전됐다"면서 휴고 칼데라노와의 맞대결에 모든 것을 걸 뜻을 분명히 했다. "과거 내가 고전했던 상대다.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잘 준비하면 기회가 한번쯤은 올 것 같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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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도하세계탁구선수권 풀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