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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스포츠 폭력에 관용은 없다."
A코치와 B군 모두 두 달 가까이 해당 사건을 알리지 않다가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 B군이 지난달 28일 가족에게 "그동안 고마웠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결코 해서는 안될 판단을 할 뻔했으나 아버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된 후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경북씨름협회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는 조사관을 배정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B군의 심신이 회복되는 대로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충격적인 사건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직후 대한체육회는 14일 즉각 성명을 내고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이번 사건은 지도자가 학생선수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고, 피해 사실을 장기간 은폐하는 등 폭력과 침묵의 구조가 여전히 체육계 일부에 뿌리 깊게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인권침해 사례이며, 앞으로 이러한 가해 지도자에 대해 영구 자격 박탈 등을 포함한 최고 수위의 징계를 집행하고 관련 규정을 철저히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소년 축구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성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미성년자 폭행·성범죄, 그리고 선수간 폭력은 결코 '훈련'이나 '지도의 일부'로 포장될 수 없다"면서 "대한체육회는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퇴출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확립하고, 학생선수의 권익과 인권보호를 위해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체육계 일부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학교운동부를 포함한 모든 현장에서 폭력과 은폐 관행을 근절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안전하고 공정하며 존엄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훈련과 경기에 전념할 수 있는 문화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