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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남을 것 같았다" '천재궁사' 김제덕의 성장…메이저 대회 첫 개인전 메달 "더 큰 선수 되도록 노력"

기사입력 2025-09-12 07:33


"미련 남을 것 같았다" '천재궁사' 김제덕의 성장…메이저 대회 첫 개인…
사진=연합뉴스

"미련 남을 것 같았다" '천재궁사' 김제덕의 성장…메이저 대회 첫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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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덕(21·예천군청)의 이름 앞엔 '천재궁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김제덕은 승승장구했다. 2019년 마드리드 유스 챔피언십에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어깨부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기권했다. 반전이 있었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김제덕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생겼다. 김제덕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도쿄올림픽에 나섰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김제덕은 제대로 '사고'를 쳤다. 그는 안산(광주은행)과 짝을 이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전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김제덕은 남자 단체전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첫 번째 올림픽에서 금메달 두 개를 챙겼다. 특히 목이 쉴 정도로 외치는 "파이팅!" 덕분에 '파이팅맨'이란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

안주는 없었다. 김제덕은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연달아 통과했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연달아 목에 걸었다. 기세는 계속됐다. 김제덕은 광주에서 펼쳐진 2025년 세계양궁선수권 남자 단체전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미련 남을 것 같았다" '천재궁사' 김제덕의 성장…메이저 대회 첫 개인…
사진=연합뉴스

"미련 남을 것 같았다" '천재궁사' 김제덕의 성장…메이저 대회 첫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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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숙제는 있었다. 바로 개인전 금메달이었다. 그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만 9개를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 모두 남자·혼성 단체전에서 거머쥔 것이었다. 김제덕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 번째 세계선수권이다. 앞서 두 번의 개인전은 8강에서 탈락했다. 아쉬움과 미련이 있다. 최선을 다하고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대충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김제덕은 순항했다. 김우진(청주시청)-이우석(코오롱)의 조기 탈락에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걸었다. 하지만 4강에서 마지막 한 발이 아쉬웠다. 그는 5세트에서 안드레스 테미뇨(스페인)와 나란히 29점을 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안드레스 테미뇨의 마지막 슛이 10점으로 인정되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제덕은 실망하지 않았다. 보르사니 마테오(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7대3(29-29, 30-29, 28-27, 28-30, 29-28)으로 이겼다. 김제덕은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뒤 김제덕은 "결과를 떠나 즐거운 경기였다. 손도 떨리고 심장도 떨리고 엄청 타이트한 경기가 많았다. 경기 결과, 내가 준비한 과정 만족하게 생각하고 있다. 열심히 준비했기에 동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며 "2021, 2023년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모두 8강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8강전 때 긴장을 많이 했다. 긍정적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데 부정적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선수기 때문에 겪어 나가야 한다. 이겨보자고 했다.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부딪쳐보지 않고 내가 먼저 수긍해버리면 너무 미련 남을 것 같았다. 그 결과 승리했다. 동메달을 획득해서 영광"이라며 웃었다.


자신감을 얻은 김제덕은 "(아시안게임 출전 등) 쉽지 않은 것은 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커리어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이 대회가 끝이 아닌 더 큰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리커브 여자 개인전이 열린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임시현(한국체대) 안산이 모두 16강에 올라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광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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