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은메달 깨물어요'<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캡처=KBS 다큐 '드림하이'
'맏형의 반란' 김상겸, 결승 진출<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번이 4번째 올림픽인데요. 올림픽 때마다 실수를 해서 경기력이 안좋았어요. 입상해서 아내한테 좋은 기억으로 선물을 주고 싶어요."
'K-사랑꾼' 베테랑 보더 김상겸이 4번째 올림픽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믿고 기다려준 아내를 향한 메달의 약속을 기어이 지켰다.
'3전4기' 김상겸이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상겸은 8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디펜딩 챔프'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에 0.19초 차로 석패하며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다. 출발 직후 카를을 0.1초 앞섰으나 후반 역전을 허용했고 간발의 차로 은메달을 기록했다.
예선 8위로 16강에 오른 김상겸은 16강에서 슬로베니아 얀 코시르가 넘어지며 8강에 올랐고, 8강에선 우승후보 이탈리아 롤란드 피슈날러의 실수를 이끌며 4강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했다. 준결승전에선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를 0.23초 차로 밀어내며 결승에 오르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평창올림픽에 이어 메달 후보로 주목받언 후배 '배추보이' 이상호가 16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상황, 맏형 김상겸이 대한민국 스노보드의 힘을 전세계에 펼쳐보였다.
김상겸, 결승 진출의 기쁨<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상겸의 쾌속 질주<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장 카메라도 김상겸을 계속 클로즈업할 만큼 예상치 못한 메달이었다. 2021년 세계선수권 평행대회전 4위가 최고 성적, 2024~2025시즌 중국 월드컵 은메달, 세계랭킹 13위로 나선 올림픽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린다. 9번의 세계선수권, 3번의 올림픽에서 단 한 번도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던, 그러나 단 한번도 포기하지 않았던 37세 열정 보더가 마침내 그간의 피, 땀, 눈물을 보상받았다. 37세의 나이에 커리어 첫 올림픽 메달, 대한민국 선수단 최초의 메달,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김상겸은 대한체육회가 제작한 대회정보집에 출전 각오로 "목표는 1위다. 지년 4년간 후회없이 준비해왔으며 그 과정의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썼다. 스스로 그 어느 때보다 '준비된' 메달리스트였다.
김상겸은 이날 운명의 16강전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KBS 댜큐 '드림하이'-꿈을 향해 날다' 중 자신의 인터뷰 영상을 올려 필승 결의를 다졌다. "4번째 올림픽, 아내에게 꼭 메달을 선물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영상이다. 아내 박한솔씨가 뜨거운 응원으로 화답했다. '나한테 김상겸은 존재 자체로 존경스럽고 넘 멋지고 빛나는 사람이야. 이런 순간들 하나 하나들도 입상 못지않게 나에게 감사한 순간들이야. 이번 올림픽 오빠가 no 실수! 다짐한 것만! 멋지게 즐겁게 즐기다가 와! 사랑해, 김상겸." 한때 생계를 위해 막노동까지 해야할 만큼 어려움도 있었지만 보드의 꿈을 포기한 적 없다. 지난 2023년 7월 품절남이 된 김상겸은 올림픽 준비로 1년에 200일 이상을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임에도 한순간도 보더의 길, 올림픽 메달을 향한 꿈을 멈추지 않았다.
큰절 올리는 김상겸<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4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89년생 베테랑' 김상겸이 자신의 SNS에 올린 결연한 출사표는 이랬다. "올림픽은 늘 처음처럼 떨리고, 네 번째여도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수없이 시도했고, 수없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올림픽은 매번 달랐지만 각오는 늘 같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설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네 번째 올림픽,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수없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포기하지 않았던 덕분에, 기적같은 은메달이 찾아왔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리비뇨 하늘에 첫 태극기가 휘날렸다. 끝내 올림픽 포디움의 꿈을 이룬 김상겸이 하늘을 향해, 대한민국을 향해 감격의 큰절을 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