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이탈리아)=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영광의 시대가 저물었다. 홈 이점 없이는 메달조차 불가능해진 상황이 중국 여자 쇼트트랙의 '현주소'다.
시상대를 붉게 물들이던 시절이 있었다. 여자 쇼트트랙의 강자로 꼽혔던 중국이다. '최강'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였다. 쇼트트랙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동계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 1992년 알베르빌부터 저력이 대단했다. 시작을 이끈 리옌을 시작으로 500m 최강자이자, 밴쿠버 2관왕인 왕멍, 꾸준히 경쟁력을 보인 양양, 중장거리 에이스 저우양까지, 한국 에이스들과 어깨를 견줄 선수가 반복해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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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달라졌다. 대륙의 에이스들이 역사적인 질주를 뒤로한 채 빙판을 떠났다. 예고된 위기였다. 2018년 평창에서부터 여자 쇼트트랙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선 중국 선수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반칙왕' 판커신을 제외하면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린 선수가 전무하다. 왕멍과 저우양의 은퇴 이후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를 찾아보기 어렵다. 홈팀을 향한 편파 판정이 속출했던 2022년 베이징은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그럼에도 여자 30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올림픽을 앞둔 올 시즌 월드투어에서 개인전 시상대에 오른 중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는 없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또한 유럽의 약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김길리의 1000m 동메달로 '노메달' 수모는 피했다. 중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강점을 보인 여자 500m에서는 단 한 명도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여자 1000m에선 공리가 결선에 출전했으나, 5위에 그쳤다.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 캐나다에 밀려 파이널B로 향했다. 메달 레이스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쇼트트랙 메달은 쑨룽이 남자 1000m에서 목에 건 은메달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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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나닷컴'은 쇼트트랙의 몰락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시나닷컴은 '중국은 1994년 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여자 계주에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과 캐나다의 맹렬한 질주에 밀렸다. 여자 계주는 중국이 항상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종목이었다'고 했다. 문제의 원인으로 재능과 리더의 부족을 꼽았다. 시나닷컴은 '중국 쇼트트랙은 재능과 리더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사이 한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상승세를 탔다. 그 결과 중국은 과거의 영광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기회는 여자 1500m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3연패를 노리는 '여제' 최민정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김길리와 코트니 사로(캐나다) 등이 뒤따른다. 중국은 뚜렷한 에이스도 없는 상황이다. 바닥없는 추락, 중국 여자 쇼트트랙은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밀라노(이탈리아)=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