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는 삼성화재가 6연패라는 역사를 쓰며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창단 2년째인 '막내' IBK기업은행이 정상에 올랐다. 두 팀은 공통점이 많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에 올라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은 뒤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큰 어려움없이 챔피언에 등극한 것도 비슷했다. 팀 컬러도 유사하다. 외국인 선수들이 '에이스'로 활약했고, 끈끈한 조직력이 강점이었다. '남매팀'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비슷하다.
안을 들여다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두 팀 사령탑의 인연이 남다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58)과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53)은 30년이 넘게 인연을 이어온 절친 선후배 사이다. 성균관대 선후배인 이들은 올시즌 우승을 합작하는 과정에서 더욱 돈독함을 과시했다. 시즌 중에도 가끔 만나 맥주잔을 기울였다.
도움을 받은 쪽은 후배인 '초보' 이 감독이다.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명장' 신 감독으로부터 하나에서 열까지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 선발과 훈련 스케줄, 선수 관리 등에서 신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게다가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이 감독은 챔프전 준비 방법까지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다.
두 감독은 공통된 지론이 있다. 훈련만이 최고의 준비라고 여긴다. 힘든 훈련 때문에 선수들의 반발이 거세다. 하지만 신 감독은 선수들을 다독이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올해 삼성화재 공격의 80%를 책임진 외국인 선수 레오(쿠바)도 시즌 초반 힘든 훈련 때문에 팀을 떠나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다. 이때 신 감독은 훈련을 거부하러 온 레오에게 선수를 쳤다. 디지털카메라를 선물로 준비해 건넸다. 레오는 두말없이 훈련에 참가했다.
IBK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도 비슷했다. '우크라이나 공주'라는 별명처럼 처음엔 자기 자신 밖에 몰랐다. 이 감독은 알레시아와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면서 팀에 녹아들게 만들었다.
우승 뒤 두 사람은 지난 30일 만나 자축의 잔을 들었다.
신 감독은 "삼성화재라는 신생팀을 맡아 지금까지 끌고 왔다. 이 감독도 IBK기업은행이라는 신생팀을 맡았다. 신생팀은 전통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면에서 이 감독은 IBK 전통을 만들었다.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IBK의 상승세는 계속 될 것"이라며 "후배가 우승 감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기뻤다"고 후배의 성공을 뿌듯하게 여겼다.
이 감독은 "신 감독님 옆에서 보면서 배운 게 많다. 하루는 구미에서 경기를 마치고 밤 늦게 삼성화재 체육관에 들렀다. 그 시간까지 감독님이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붙들고 훈련을 하고 계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며 "우리 선수들에게도 삼성화재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강팀의 본보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