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오현 심경고백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비춰져 답답하다"

기사입력 2013-08-07 16:58


여오현(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제공=현대캐피탈

'월드 리베로' 여오현(35·현대캐피탈)은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나 몇 일 사이에 급격하게 말수가 줄었다. 황당한 일을 겪고 있는 것도 억울한데 마치 자신이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대한배구협회와 일부 언론이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오현은 "요즘 전화가 오면 받기 싫다. 당황스럽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가 중인 여오현은 7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표팀 차출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여오현은 지난해 6월 월드리그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배구 선수로는 많은 나이인데다 12년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봉사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물러났다. 그런데 대한배구협회가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에 여오현의 이름을 올렸다.

황당했지만 대표팀이 소집된 지난 4일 여오현은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았다. 직접 박 감독을 만나 은퇴 사실을 알리고 오해를 풀기 위해서였다. 여오현은 자신의 뜻을 전하고 선수촌을 나왔다. 그런데 협회는 여오현을 무단 이탈자로 규정했다. 소집에 불응할 경우 1년간 국제대회 또는 국내대회 참가를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일부 언론에선 여오현이 앞서 박 감독에게 국가대표 차출을 원했다가 뒤늦게 말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답답해 했다.

여오현은 이런 과정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사건의 발단은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오현은 "내가 자유계약(FA) 신분일 때 박 감독님께서 안부 전화를 하셨다. 감독님께서 '소속팀도 없는데 대표팀에 들어와서 훈련하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런데 그 자리에서 딱 잘라 '아휴, 못하겠습니다. 안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찾아주시면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선배님의 배려에 대한 예의성 인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도 내가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다. 내 말이 인사치레라는 것을 아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감독님과 사적으로 통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한 것이다. 공식적으로 요청이 와서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 안부 인사 차원에서 말씀드린 건데…. 마치 내가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처럼 비춰지면 나중에 누구와 대화를 할 수 있겠냐.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여오현은 "숨겨진 비밀은 없다. 그런데 내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분위기를 몰고 가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오현은 자신이 '대표팀 은퇴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이젠 세대교체를 해서 후배들을 키워야 하는 시점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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