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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의 문이 닫혔다. 이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옮길 시간이다. 마지막에 웃어야 진정한 승자가 된다. 팬들은 챔프전 우승 팀을 기억한다.
배구 팬들은 최근 재미있는 속설을 만들어냈다. '프로배구 남자부는 7개 팀이 펼치지만, 결국 삼성화재가 우승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화재는 4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과 7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으로 한국 프로배구사를 새로 쓰고 있다. 매 시즌 삼성화재의 대항마로 평가됐던 팀들은 '고양이 앞에 쥐'였다. 이번 시즌 PS도 같은 양상이 펼쳐질까.
겸손의 미덕을 보인 제자들의 발언에 스승의 마음은 어떨까. 챔프전 우승을 해도, 못해도 행복하단다. 신치용 감독은 "김 감독은 1991년 내가 국가대표 코치를 할 때 처음 만났고, 신영철 감독은 한국전력 코치 시절에 만났다. 당시 내가 잘한 것이 아니다. 두 감독들이 잘해서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오늘날의 삼성화재를 만든 주인공들이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챔프전에서 패하더라도 이왕이면 오래 알게 된 사람에게 지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지더라도 웃으면서 물러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행복하다"고 했다.
신치용 감독 특유의 엄살은 빠지지 않았다. "세터와 외국인 선수는 두 팀에 밀리지 않는다. 센터는 비슷한 전력이고, 나머지 자리는 밀린다. 한국전력이 만만치 않다. 날개 공격들이 좋다. 서브리시브가 문제가 되겠지만, 서브리시브가 되지 않아도 가장 좋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김 감독에게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김 감독은 PS에 진출한 감독들 중 키도 가장 크고, 잘생겼으니 그걸로 밀고 나가라." 그러자 김 감독은 "배구와 관련된 대답을 하라"며 스승에게 귀엽게 도발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신치용 감독은 순순히 제자들에게 챔프전 우승을 내줄 마음이 없다. 제자들에게 이번 시즌까지만 자신에게 우승을 양보하라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이유가 있었다. 신치용 감독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두 감독은 이 정도까지만 하고 올해까지 삼성화재가 우승하는 걸로 하자. 큰 딸이 4월에 결혼한다. 우승하고 결혼시켜야 되지 않겠냐"며 웃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