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이 말하는 원톱 경쟁, 구자철이 말하는 측면 출전

기사입력 2016-03-22 23:33



슈틸리케호에서 가장 뜨거운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원조 황태자' 이정협(25·울산)이 돌아오며 석현준(25·포르투) 황의조(24·성남) '빅3'가 처음으로 나란히 출발선에 섰다. 슈틸리케호는 24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차전을 치른 후 27일 원정에서 태국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슈틸리케호의 최전방을 책임지던 이정협은 지난해 9월 예선전을 앞두고 안면 부상으로 잠시 빠졌다가 7개월 만에 복귀했다. 그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석현준과 황의조가 공격진에 합류,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번 레바논전은 향후 원톱 경쟁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먼저 대표팀에 합류한 이정협과 황의조는 경쟁 보다는 상생을 강조했다. 이정협은 21일 "(황)의조나 (석)현준이는 워낙 좋은 선수다. 당연히 좋은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조금 더 배워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선의의 경쟁을 펼쳐 서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의조는 "두 형과 같이 뽑힌 건 처음이다. 서로 배울 점이 많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가장 늦은 22일 대표팀에 합류한 석현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안산와스타디움에서 훈련 전 가진 인터뷰에서 "여태까지 해온 것처럼, 후회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쟁 보다는 얼마나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겠다"고 했다. 일단 분위기에서는 석현준이 한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석현준은 최근 A매치에서 계속해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겨울이적시장에서 명문클럽 포르투에 합류하며 한단계 도약에 성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21일 소집 인터뷰에서 석현준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은 아직 소속팀에서 주전 확보를 하지 못 했다. 하지만 그가 포르투갈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포르투에 입단한 사실은 석현준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는 증거가 된다. 포르투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석현준은 이에 대해 "포르투에서 뛰는 것은 영광이다. 하지만 살아남아야 진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 경쟁의 기준을 제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의 임무는 골이다. 하지만 수비적으로도 공헌해야 한다. 얼마나 헌신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느냐에 따라 팀 승패가 좌우될 수 있다"며 "지난해 이 부분이 잘 돼서 한국의 수비력이 강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석현준은 "공격수도 팀의 일원이다. 팀이 하나가 돼야 이길 수 있다. 최선을 다해 수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인 올림픽대표팀의 와일드카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석현준은 이미 와일드카드 선발이 확정된 손흥민(24·토트넘)과 함께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 중 하나다. 석현준은 해외 잔류를 위해 병역 혜택이 절실하다. 이날도 병무청에 들려 서류를 작성하느라 늦게 합류했다. 그는 "불러주시면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며 "만약 포르투에서 반대하면 설득하고 어떻게 해서든 오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포지션은 '왼쪽 날개'다. 터줏대감 손흥민(24·토트넘)이 올림픽 대표팀 와일드카드로 낙점되며 제외됐다. 손흥민을 대신해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이 유력했던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도 부상으로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윙포워드로 염두에 둔 지동원 대신 미드필더 주세종을 뽑았다. 구자철 남태희의 측면 기용도 생각중"이라고 했다.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은 "감독님과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못했다. 작년에도 대표팀에서 왼쪽에 서서 경기를 치렀다. 좋은 모습도 보였다. 왼쪽에 다시 선다면 그와 같이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종예선을 앞두고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번 2연전에서 좋은 경기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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