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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뒤에 긴장감이 넘쳤다.
가슴이 더 쓰라린 사람이 있었다. 최영준 부산 감독(51)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 강등의 시련을 겪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최 감독은 "챌린지 무대가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알고 있다. 목표는 승격이다. 전 구단 상대로 한번씩 승리를 하고 싶다. 20승 이상 한 자리수 이하의 패를 거두기 위해서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내가 지난해 짧은 시간 맡으면서 필요한 선수 남겨뒀다. 우승을 위해 필요한 선수 데려왔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구단 가치의 회복을 꿈꾸는 자도 있었다. 김종부 경남 감독(51)의 이야기다. 경남은 지난 시즌 심판 매수 관련 2016년 K리그 챌린지 승점 10점 삭감 징계를 받았다. 승점 삭감도 뼈 아프지만 도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 더 큰 타격이었다. 김 감독은 "우리 경남은 지난해 안 좋은 일이 많았다. 당연히 목표는 4강 플레이오프지만 당당한 경남으로서 클래식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열심히 절박하게 하는 모습으로 도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서 "창단 10주년을 맞아 선수구성부터 클래식 가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남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 반면 선수들이 단결했다. '공공의 적'이 생겼다. 타깃은 부산이었다. 26일 부산과 시즌 홈 개막전을 앞두고 있는 신형민(30·안산)은 "첫 게임인 부산 이기고 홈 개막전 좋은 흐름 이어가겠다"고 했다. 수위가 높아졌다. 서동현(31·대전)은 "부산이 챌린지 합류했는데 챌린지가 쉽지 않다는 것을 새내기에게 보여주겠다"며 이를 갈았고 노병준(37·대구)은 "나도 부산을 이기고 싶다. 내 고향이고 부산은 챌린지 처음이다.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엄포를 놨다.
부산은 복수의 대상이기도 했다. 강원의 최진호는 "부산을 잡고 싶다. 개인적인 원한이 있다. 과거 부산에 있다가 쫓겨났다. 이제 내려왔으니 매운맛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동지가 있었다. 강지용(27·부천) 역시 "최진호와 부산에서 같이 나왔다. 같은 시기 입단했는데 같은 해 함께 쫓겨났다"며 발톱을 드러냈다.
유쾌한 설전도 있었다. 이상협(30·경남)이 "강원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솔직히 여기서 챌린지 우승 경험은 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자꾸 우승 거론한다. 자제해 달라"고 하자 최진호가 "경남은 승점 제조기다. 누르면 나온다"며 응수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