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움켜쥔 김남성 감독 "김남성의 배구 기대하라"

기사입력 2016-04-26 19:27



드디어 항해준비를 마쳤다.

대한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가 25일 김남성 감독(64)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감독 공석 문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감독은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 배구협회가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최근 수년간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못 냈다. 좋은 성적으로 기회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덤덤한 목소리로 소감을 밝힌 김 감독. 그러나 큰 부담을 안고 출발한다. 당장 2016년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가 6월 17일 개막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때문에 대표팀 감독자리를 두고 '독이 든 성배'라는 말까지 나왔다. 대표팀은 5월 1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첫 소집을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차분함을 유지했다. 그는 "전임 박(기원) 감독은 스피드 배구, 그 전 문용관 감독은 스마트 배구를 구사했다. 두 배구의 장점만 뽑아서 치밀한 팀을 만들고 싶다"면서 "솔직히 부담은 된다. 하지만 나는 대학, 프로, 여자배구를 두루 거치며 한국배구가 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배구 최고 명장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현 삼성화재 단장)을 거론하면서 "신 감독이 과거 보여줬던 배구와 김남성의 배구가 흡사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신치용의 배구보다 (한국배구 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김남성만의 배구를 펼쳐보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첫 시작은 '옥석 가리기'다. 김 감독은 "아직 선수들 파악을 못했다. 선수 기용에 대해서는 코칭스태프들과의 상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센터 플레이다. 신영석을 염두에 두고 있다. 레프트 전광인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 선수의 몸상태다. 김 감독은 "신영석과 전광인이 부상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안다. 조금 더 지켜보면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월드리그를 앞둔 한국의 과제는 그룹2 잔류다. 만만치 않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23위인 한국은 캐나다(10위) 일본(14위) 쿠바(15위), 이집트(17위), 핀란드(18위), 중국(19위) 등 상위 순위 팀들과 격돌한다. 네덜란드(26위), 체코(28위), 포르투갈(30위)은 한국보다 순위가 낮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주변에서 잔류 가능성을 50%로 보고있다. 그러나 나는 50% 이상으로 생각한다. 일본, 캐나다에서 경기를 한 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경기를 치른다"며 "홈 이점을 활용해 반전을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풀고 싶은 숙제가 하나 더 있다. '타도 일본'이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 일본대표팀과 경기를 한다. 최근 3~4년 동안 계속 일본에 졌다. 1차 목표는 적지에서 일본을 격파하는 것"이라며 "일본전에 초점을 맞추고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남성 호는 9월 인도에서 열리는 2016년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회도 참가한다. 역시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란은 강팀이다. 이란을 제외한 중국, 일본과 중동 신흥 세력들이 있다. 분명 쉽지 않은 대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대회 3강이 목표"라고 밝혔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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