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200 서브 득점' 문성민 "비결은 토스와 루틴"

기사입력 2016-12-22 18:28


문성민이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프로통산 최초 서브 200득점 기록을 세운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서브하는 순간은 나만의 시간이다."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 문성민(30·현대캐피탈)이 펄펄 날았다. 문성민은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인 18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대0(25-19, 25-22, 25-20) 완승을 견인했다.

새 역사도 썼다. 문성민은 프로통산 서브 득점 200개 고지를 점령했다. 대한항공전에서 두 번의 서브 득점을 성공시켜 통산 서브에이스 201개를 기록했다. 프로 출범 후 최초다. 문성민은 "이런 기록을 작성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다"면서도 "하지만 프로가 없던 시절부터 집계를 하면 분명 선배 선수들께서 더 많은 서브 득점 기록을 세웠을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18득점을 올린 것에 대해서도 "동료들이 워낙 잘 해줬다. 신영석, 톤 등 다른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을 해주면서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성민이 200 서브 득점 이정표를 세우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6시즌이다. 이 과정에서 190경기를 뛰었다. 문성민은 "시간이 갈 수록 팀 간 전력이 평준화되고 있다. 리시브만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면 모든 팀이 위협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서브를 통해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최대한 상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서브를 하려 노력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피나는 노력 속 자신만의 비결도 있었다. 문성민은 "우선 서브 토스를 많이 신경 쓴다. 좋은 서브가 나오기 위해선 정확한 토스가 생명"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서브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토스를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점프를 하기 전까지 딛는 걸음 수, 어깨의 스윙, 점프 높이에 따른 타점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토스를 해야 위협적인 서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토스에 대한 문성민의 지론은 비결이라기 보다는 정석적인 이론에 가까웠다.

숨은 비법은 따로 있었다. 문성민은 '루틴'이라고 표현했다. 루틴의 의미를 물어봤다. 문성민은 "서브를 하기 전 습관적으로 취하는 동작"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성민의 루틴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의식과 같은 개념이었다. 문성민은 "서브에 주어지는 시간은 8초다. 그 순간은 나만의 시간"이라며 "서브 위치까지 걸어가는 나만의 걸음 수와 호흡을 고르는 시간을 맞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니폼 어깨 부분을 걷어 올리고 팔을 앞으로 쭉 뻗어 모든 신경을 서브에 집중한다"고 했다.

최고의 서브를 위한 문성민만의 의식. 문성민은 "배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실 강한 서브를 때린 뒤 위치를 이동해 공격을 시도하고 랠리가 이어지다 보면 숨이 차고 힘들 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완전히 극복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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