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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뒷전? 오한남 회장 30일 사업관리 차 바레인행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7-26 23:07


사진제공=국제배구연맹

"취임하자 마자 나가면 조직은 누가 잡아줍니까."

25일 서울 리베라호텔에 수 많은 배구인들이 모였다. 이날 오한남 회장이 제39대 대한배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조원태 신임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도 자리한 취임식은 성황리에 진행됐다.

모든 배구인이 한 마음 한 뜻이었다. "한국배구를 다시 살려보자." 오 회장은 5대 비전(▶변화와 혁신으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새로운 콘텐츠로 신사업 개발 ▶다양한 스폰서십 유치로 재정 건전성 강화 ▶스포츠 클럽 육성 ▶우리는 하나)을 공개하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런데 야심차게 첫 걸음을 뗀 오 회장은 30일 바레인으로 출국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요식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오 회장은 바레인에서 자리잡은 성공한 배구인 출신 사업가다.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갖춘 회장은 협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오 회장 개인의 삶도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출국 시점이 아쉽다.

누가 봐도 협회는 위기다. 여자대표팀의 '반쪽 비즈니스 논란'에 '호화 취임식 논란' 등 잡음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 26일 오전 오 회장은 공항을 찾아 체코로 향하는 여자대표팀을 격려했다. 그러나 그 광경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싸늘했다.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 회장 체제의 협회는 배구인들과 팬의 믿음을 되찾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 회장은 이 시점에서 사업 관리를 택했다. 바레인에서 급한 불만 끄고 바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협회 관계자는 "회장님의 구체적 귀국일정은 모른다. 중요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들어오실 것"이라고 했다.

한 배구인은 "오 회장은 그간 1년에 3~4차례 정도 한국에 들어왔다. 주로 바레인에서 생활을 한다"며 "한 번씩 들어오더라도 1개월 정도 한국에 머문다"고 했다. 배구인들의 기준으로 볼 때 오 회장은 1년에 6개월도 협회를 지킬 수 없는 '반쪽 미만의 회장'인 셈이다.


물론 체류 기간이 중요한 건 아니다. 그 공백을 충실히 채울 수 있는 적임자가 있으면 된다. 문제는 그마저도 없다는 것. 협회 부회장은 현재 공석이다. 그나마 회장 부재시 협회를 끌어갈 수 있는 인물은 류중탁 전무이사다.

협회 관계자는 "당초 회장님 출국 일정은 23일이었다. 하지만 취임식 관련해서 30일로 미룬 것"이라며 "회장님이 바레인에 있어도 업무에 지장은 없다. 소통에도 문제 없다. 큰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장님이 부회장 후보자들과 접촉 중"이라며 "신중을 기해야 하기에 시간은 조금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오한남 신임배구협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5일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안남수 대한배구협회 기획이사(왼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한남 신임 배구협회장(왼쪽에서 두 번째)도 경청하고 있는 모습.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오한남 신임 대한배구협회장(오른쪽)이 25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제39대 회장 취임식 중 홍병익 제주특별자치도배구협회장으로 부터 협회기를 전달받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한 배구인은 이런 의문을 품었다. "이렇게 할 거면 왜 무리하게 앞당겨 회장을 선출했나." 협회는 '항소심 판결 전에는 후임 회장을 인준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입장에도 지난달 30일 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이렇게 당선된 오 회장은 서병문 전 회장 항소심 때문에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지 못해 약 3주간 정상 업무를 볼 수 없었다. 당시 협회는 "신속히 협회 수장을 뽑아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함"이라고 했다.

아직 안정과는 거리가 먼 협회의 현주소. 협회 신임 이사진은 26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정식 선임됐다. 부회장은 공석이다. 오 회장은 30일 바레인으로 간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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