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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교사 父 DNA 물려받은 한수진, GS칼텍스 멀티플레이어로 키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9-11 17:46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수원전산여고 만능 선수' 한수진은 어렸을 때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2학년 때 운명이 바뀌었다. 트램폴린(점프하는 어린이 놀이기구)을 통해서였다. 트램폴린을 운영하는 사장이 놀라 부모님께 이런 말을 전했다. "저런 운동신경을 가진 아이는 처음 본다. 2~3일 만에 앞과 뒤 공중돌기를 하더라."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 한상조씨는 딸에게 배구를 권유했다. 한씨는 "나도 군포배구클럽과 돌핀스배구클럽 등 배구 동아리 활동을 많이 했었다. 수진이도 동아리 현장에 데리고 다녔다. 수진이에게 배구선수를 권했는데 해보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고 회상했다.

시련도 닥쳤다. 초등학교 때는 키카 큰 편이었지만 좀처럼 키가 크지 않았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한씨는 "수진이가 워낙 낙천적이다. 키가 크지 않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단 한 번도 힘들다는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하지만 한수진의 배구능력은 대단했다. 수일여중 시절부터 세터로 관리됐지만 1m65의 키를 보유하고도 센터를 제외한 라이트와 레프트 공격도 팀에서 필요할 때마다 소화했다. 한씨는 "자신의 책상에도 '멀티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쪽지도 써놓았다"고 전했다.

그의 센스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높게 샀다. 한수진은 11일 1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7년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5위를 차지한 GS칼텍스는 전체 1순위를 고르는 추첨에서 50개의 구슬을 받은 최하위 한국도로공사보다 15개 적은 35개의 구슬을 받았지만 픽을 잘해 1라운드 1순위권을 획득했다.

사실 GS칼텍스가 1순위 추첨권을 따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한수진을 뽑으려고 했었다. 한국도로공사가 백전노장 세터 이효희를 대체할 미래의 세터를 원해 이원정(선명여고)를 점찍어두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 추첨 순번인 GS칼텍스가 한수진을 뽑을 수 있었다. 단지 GS칼텍스의 추첨번호가 바뀌어 한수진은 전체 2순위에서 1순위로 변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한수진은 "현대배구가 점점 빠르게 가기 때문에 그에 맞게 발도 빨라야 한다. 팀에 가면 필요한 선수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활달한 성격인 한수진은 "김해란 언니가 롤모델이다. 경기를 보면 팀에 가장 최고참인데도 후배들을 잘 다독여주더라. 또 볼 하나 하나를 끝까지 달려가면서 잡으려는 모습과 놓칠 때 아쉬워하는 모습에서 내가 아직 부족하구나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차 감독은 "한수진의 배구 센스에 반했다"며 "훈련을 시켜본 뒤 맞는 포지션을 소화시켜야겠지만 공수를 모두 시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소휘 이소영 표승주가 앞으로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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