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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된 대한항공 '챔피언 플랜', 박기원은 장기전을 본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10-24 21:07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3라운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대한항공의 2016~2017시즌은 아쉬움이었다. 정규리그에선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뒤집혔다. 현대캐피탈에 2승3패로 고배를 마셨다.

'역전'은 잔인한 단어다. 역전하면 그만큼 짜릿할 수 없다. 기쁨 두 배다. 반면, 당하는 자의 고통은 지옥 그 자체다. 정점에서 한 번 넘어졌는데 그 곳이 낭떠러지였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그 때의 고통을 곱씹었다. 그렇게 내린 결론. "결국 체력이다."

박 감독의 머릿속은 체력과 컨디션으로 가득 찼다. 두 번 다시 막판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함이다. 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박 감독의 대한항공 '챔피언 플랜.' 키워드는 장기전이다.

모든 요소를 장기전에 맞췄다. 첫 단추는 '주포' 김학민 운용 패턴 변화다. 시즌 초반엔 아끼기로 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해보고 느꼈다. 나름대로 선수층이 두텁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풀시즌을 소화할 체력은 안된다"라며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이기에 체력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1~2라운드까지는 버틸 생각이다. 박 감독은 "김학민의 체력과 컨디션을 3라운드 이후로 맞춰 준비시키고 있다"며 "물론 지금 뛰어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상태다. 하지만 3라운드 이후 시즌 끝까지 100%를 발휘할 수 있는 상태로 관리할 계획이다. 그 전까지 1~2라운드는 최대한 버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우리 팀은 김학민이 해줘야 한다. 지난 시즌 막판엔 그게 잘 안 됐다"고 덧붙였다.

김학민 관리를 위해 서브 리시브 시스템도 바꿨다. 지난 시즌 도입했던 '3인 리시브'에서 2.5인 체제로 바꿨다. 박 감독은 "김학민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리시브까지 훈련시키기엔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계산해봤을 때 3인보단 2.5인 체제가 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도 7명으로 돌린다. 진성태 진상헌 최석기 김철홍 박상원에 천종범 조재영을 더했다. 원래 세터였던 조재영은 자진해서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OK저축은행서 방출됐던 천종범도 품에 안았다. 박 감독은 "기본적으로 2명의 센터를 주전급으로 기용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상대 전력과 상황에 맞춰 적절히 운용할 계획"이라며 "센터 운용의 기준 역시 체력과 컨디션 조절"이라고 강조했다.


1~2라운드에선 버티겠다던 대한항공.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맞붙었다. 박 감독은 김학민을 아꼈다. 계획대로 풀렸다. 김학민 관리와 더불어 한선수, 가스파리니 체력 안배도 챙기며 OK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대1(25-22, 25-23, 22-25, 25-2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우리카드전 3대1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축배를 들지 않는다.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박 감독은 장기전을 보고 있다.

한편, 같은 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KGC인삼공사가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대1(25-23, 19-25, 25-21, 36-34)로 제압, 시즌 첫 승 신고를 했다.


안산=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24일)

▶여자부

KGC인삼공사(1승2패) 3-2 GS칼텍스(1승1패)

▶남자부

대한항공(2승1패) 3-1 OK저축은행(2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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