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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팬이 하나된 한겨울의 '배구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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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리 드럼 퍼포먼스로 문을 연 올스타전은 선수들의 입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V스타-K스타팀으로 이루어진 남녀 선수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V리그 올스타전의 양념으로 자리잡은 선수들의 별명 마킹은 이날도 팬들을 즐겁게 했다. 팬들이 SNS를 통해 선물한 별명에는 기발함이 넘쳤다. 이재영(흥국생명)-이다영(현대건설) 쌍둥이 자매는 유니폼만으로는 누군지 구분할 수 없었다. 둘은 나란히 '내가 누구게?'라는 별명을 등에 적었다. '배구계의 설현'으로 불리는 조송화(흥국생명)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담은 듯 '설현씨 죄송합니다'라는 별명을 달았고, 하얀 피부로 유명한 고예림(IBK기업은행)은 '화성밀가루'가 됐다. 올스타전 최다득표 신영석(현대캐피탈)은 큰 코를 최근 유행어와 합쳐 '큰코니코니'를 달았고, '짝꿍' 서재덕이 부상으로 빠져 홀로 나선 전광인은 '어디갔냐 서재덕'을, 경기 중 발로 리시브한 장면을 패러디해 파다르는 '뜻밖의 족구왕'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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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의 묘미로 자리잡은 서브 콘테스트는 이날도 이어졌다. 필리페은 시속 122km의 서브를 구사해 가스파리니를 제치고 '스파이크 킹'에 등극했다. 스파이크 퀸은 시속 87km를 기록한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 차지했다.지난 시즌 신설된 파워어택(남자부) 콘테스트에서는 알렉스(KB손해보험)가 우승을 차지했다. 클래스가 달랐다. 7.5m를 기록하며 이전까지 선두를 달리던 박상하(삼성화재)의 방해 공작에도 12m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만 진행된 플로터 서브 콘테스트에선 김수지(IBK기업은행)이 11점을 획득해 '최고 명사수'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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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격본능을 뽐낸 리베로 정민수(우리카드)는 기자단의 현장투표를 통해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올스타전 별중의 별로 떠올랐다. 여자부 MVP는 이다영에게 돌아갔다. 세리머니상은 파다르와 듀크의 몫이었다. 경기는 세트스코어 2대2(13-15, 15-14, 11-15, 15-8)로 끝났지만, 총점에서 앞선 K스타팀이 V스타팀을 제압했다. 하지만 승패는 의미가 없었다. 이날 경기를 수놓은 선수와 감독, 경기장을 찾은 4823명의 배구팬 모두가 승자였다.
의정부=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