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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인터뷰]'졸전 충격' 이상열 감독 "오늘처럼 할거면 배구 관둬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1-02-03 21:00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을 다그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의정부=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충격적인 패배였을까.

KB손해보험이 외인 주포 케이타의 결장을 극복하지 못하고 선두 대한항공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KB손보 이상열 감독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불만을 크게 쏟아냈다.

KB손보는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0대3(19-25, 14-25, 17-25)으로 완패했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대한항공을 위협했던 2위 KB손보는 올시즌 최악의 경기력으로 무기력하게 패해 승점 47점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과의 상대 전적서도 2승3패로 밀렸다.

이날 최대 변수는 KB손보 외인 주포 케이타의 부상 결장이었다. 케이타는 허벅지 근육 파열상을 입어 최대 3주 진단을 받았다. 직전 경기인 OK금융그룹전에서 41점을 폭발시키는 등 시즌 890득점으로 이 부문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케이타의 결장에 대해 KB손보 이상열 감독은 "대신 정수용을 기용한다. 부담없이 편하게 하겠다"고 했다. 승패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것.

케이타가 빠진 KB손보, 새 외인 공격수 요스바니의 경기력이 상승 중인 대한항공. 예상대로 대한항공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KB손보는 추격전 한 번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요스바니는 1세트서 고비마다 도망가는 득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세트 초반 요스바니의 잇달은 득점을 앞세워 리드를 잡은 뒤 중반 요스바니의 오픈 공격과 정지석의 서브 에이스로 14-8로 달아나며 분위기를 띄웠다. 22-18에서는 요스바니의 블로킹으로 세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요스바니는 1세트서만 9점을 뽑아냈다.

대한항공은 2세트 들어 초반 요스바니의 5연속 득점에 힘입어 7-2로 도망가며 손쉽게 세트를 끌고 갔다. 이어 상대가 요스바니에 집중하는 동안 곽승석 조재영이 가세해 12-5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대한항공은 리시브 뷸안마저 드러낸 KB손보 코트를 맹폭하며 결국 11점차로 세트를 잡았다. 대한항공은 3세트서 정지석 곽승석 등 국내 선수들의 활용도를 높여 초반에 13-5로 멀찍이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이상열 KB손보 감독은 "오늘처럼 배구를 할거면 다 그만둬야 한다. 대한항공에게 이기려고 한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하면 어떻게 하나. 이런 식으로 처참하게 하면 그만두는 게 팬들을 위해서도 낫다"며 선수들을 크게 나무랐다.

이어 이 감독은 "45년 배구하면서 이렇게 충격을 받은 건 처음이다. 승패를 떠나서 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배짱 없다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겠지만, 선수들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책임감이 없는 건지, 자존심이 없는 건지, 겁이 많은 건지 잘 모르겠다. 내 판단으론 답이 안나온다"고 성토했다.
의정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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