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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김연경의 표정은 한없이 무거웠다. 학교 폭력 사실이 드러난 이재영-다영 자매가 이탈한 가운데 팀은 3연패에 빠졌다. 팀 문제를 넘어 배구와 스포츠계 전체로 일이 커져 버렸다.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은 코트를 무겁게 짓누르는 중압감 속에서도 연패 탈출을 위해 힘을 냈다. 서로 다독이고 파이팅을 외치고 박수를 치며 사기를 끌어 올리려 애썼다.
학교 폭력으로 이재영과 이다영이 팀에서 제외된 후 치러진 11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1시간 8분 만에 최단시간 패배를 당했다. 5일이 지나고 홈에서 만난 팀은 맞대결에서 4연승을 기록했던 IBK기업은행. 지난번과는 다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외국인 선수가 제 역할을 해주기만 해도 김연경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대체 외국인 선수 브루나 모라이스는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공격에서도 단 1득점에 그쳤다. 후위 공격 때 어택라인을 밟는 어이없는 실수도 여전했다.
매 세트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도 김연경은 특유의 파이팅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주전 세터와 레프트가 빠지고 외국인 선수까지 부진한 흥국생명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제아무리 김연경이라도 어찌해 볼 방도가 없었다.
세트 스코어 0대3(21-25 10-25 10-25)완패. 75점을 내 주는 사이 고작 41득점에 그쳤다. 시즌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다. 4연패에 빠진 흥국생명의 1위 자리가 위태롭다. 2위 GS칼텍스와 승점 5점 차다. 이런 경기력이면 언제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다.
남은 시즌 흥국생명에 이재영-이다영은 없다. 팬들은 이제 '흥벤져스'를 기대하지 않는다. 매 경기 조금이라도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경기 전 훈련 모습에서 흥국생명 선수들은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 실력을 팀워크로 극복해야 한다. 19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
흥국생명 선수들의 절박한 훈련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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