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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싶었다" 女배구 레전드가 '1만 디그' 엄마 리베로에게 [수원현장]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1-19 19:02 | 최종수정 2022-01-20 06:30


동료들 득점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는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1.15/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은 최근 별명을 얻었다. '1만해란'이다.

1984년생, 올해로 38세. 하지만 김해란은 데뷔 이래 줄곧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10년 넘게 국가대표팀 주전 리베로를 역임했다.

2015년 KGC인삼공사로 트레이드될 때만 해도 배구계에선 플레잉코치 및 가까운 시일내 은퇴를 예상하곤 했다. 하지만 인삼공사와 흥국생명을 거치는 동안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고, 출산으로 1년간 쉰 뒤에도 다시 코트로 복귀해 녹슬지 않은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IBK기업은행전에선 V리그 역사상 첫 통산 1만 디그(10016개·18일 기준)를 달성했다. 2005년 프로배구 원년부터 통산 433경기 1658세트를 통해 거둔 기록이다. 역대 2위 도로공사 임명옥(9010개)과의 차이는 1000개가 넘는다.

2020년 4월 출산을 위해 코트를 떠났던 김해란은 지난해 3월 흥국생명으로 복귀, 보기드문 '엄마 리베로'의 길을 걷고 있다. 2라운드부터 경기에 뛰었지만, 무릎부상 재발로 다시 재활을 거쳤다. 흥국생명으로서도 세심하게 신경쓴 복귀 일정이었지만, 흥국생명은 기업은행전에서 뜻밖의 세트스코어 0대3 패배를 당했다. 김해란에게도 아들의 첫 배구장 나들이였기에 더욱 아쉬운 경기였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만 디그라니, 쉽지 않은 기록이다. 복귀전 많이 기다렸는데….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1.15/
김해란 못지 않게 박 감독 역시 대통령배 원년인 1984년 초대 MVP 출신으로 아시안게임(1986 서울, 1990 베이징)과 올림픽(1984 LA, 1988 서울)에 출전하는 등 1980년대 여자배구를 이끈 레전드다. 선수 뿐만 아니라 흥국생명에만 햇수로 9년째 재임하며 4대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여성 지도자다.

하지만 올 시즌 쉽지 않은 여정 중이다. 박 감독은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매 고비를 넘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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