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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0일 장충체육관. 4세트 도중 우리카드 김지한(24)은 서브를 넣기전, 손가락으로 상대 코트를 겨냥했다. 그 끝에는 '동갑내기 친구' 한국전력 임성진(24)이 있었다.
임성진은 대한항공 임동혁과 함께 자타공인 한국 배구의 미래로 불리는 거포 자원이다. 김지한 역시 올시즌 안드리치와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아포짓을 도맡으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 바 있다.
이날 맞대결은 두 선수의 라이벌리가 유독 돋보인 경기였다. 특히 4세트에는 약속이라도 한듯 서로를 겨냥한 맞대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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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에 웃은 쪽은 임성진이었다. 한국전력은 4세트는 졌지만, 이 분위기 반전을 통해 5세트를 따내며 9연패를 끊었다.
경기 후 만난 임성진은 "할 수 있다, 할수 있다 계속 혼잣말만 했다. 정말 간절하게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예고 서브' 상황에 대해 "2개 연속 먹었다. 오히려 자극이 됐다. 나도 마음 먹고 때렸다"면서 "벤치에서도 김지한 보고 때리라는 지시가 나왔다. 가장 자신있는 코스가 5~6번인데, 마침 김지한의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절친이지만 적이다. 임성진은 "휴대폰 게임(리그오브레전드 TFT) 톡방에 김지한이 아직 남아있다. 가끔 서로 자극하는 말도 한다. 선의의 경쟁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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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내성적이고 소심한 스타일이다. 권영민 감독이 '과감하게 하라'고 늘 강조하는 이유다. 성격을 바꾸는 게 쉽지 않지만, 한걸음씩 올라서고 있다.
비시즌 챌린저컵, ABC컵에 참여하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빛나는 외모 덕분에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팬덤이 제법 생겼다.
"길어진 연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찾아와주신 팬들께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연승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