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나이의 앞자리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뽐냈다. 노련함과 안정감은 베테랑의 무기다.
'대전의 봄'은 2016~2017년 이후 7년만이었지만, 한송이(40)의 봄배구는 GS칼텍스 시절인 2013~2014시즌 이후 10년만이다. 경기 후 만난 한송이는 "(이)소영이랑 (이)숙자 코치님이랑 우승했었죠"라며 10년전을 정확히 기억했다.
2002년 도로공사에서 데뷔했다. 2005년 출범한 V리그의 원년 멤버다.
|
흥국생명을 이끄는 '배구황제' 김연경은 연신 불꽃 같은 세리머니와 포효로 팀을 이끌었다. 한송이는 후배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다정하게 격려하며 맞섰다.
베테랑이 함께 버틴 정관장은 1차전과 달리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2세트 24-19에서 연속 4실점하는 위기를 이겨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한송이가 들어오면 팀에 안정감이 생긴다. 오랜만에 풀타임 뛰었는데도 차분하게 잘해줬다. 우리팀이 실수가 많은데, 송이가 연결 하나 여유있게 해주면 모두가 편안해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뒷받침하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
"너무 오랜만이라 잘하고 싶은 마음 만큼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 공격이나 블로킹이 안 좋았던 만큼 연결에 신경 썼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조용히 묻어갔다. 지난 패배가 우리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는지, 오늘 집중력이 더 좋았다. '무조건 인천 간다'는 마음이었다."
|
정관장에 온 뒤론 첫 봄배구다. 올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은 특히 남달랐다. 한송이는 "처음부터 챔피언을 꿈꿨다. 위기가 왔을 때도 우린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송이는 이날 경기의 MVP로 뽑힌 김세인이 인터뷰에 익숙지 못한 모습을 보이자 팀사정을 설명하고 속내를 전하는 통역사 역할까지 맡았다.
|
김세인은 "준비는 했지만 진짜 선발로 나갈지는 몰랐다. 현장 와서 정확히 알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한송이는 "네가 선발로 나갈 거라고 다들 눈치껏 알고 있었는데?"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
정관장은 오는 26일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놓고 승부를 펼친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